(오랜만에 느낀 액션코미디의 행복)
한마디
참신한 소재라 생각하고 틀었다가 개성 강하고 애정 어린 캐릭터가 주는 묘미에 잠긴다.
무겁지 않고 그저 유쾌한 행복의 두 시간을 선사해 준 훌륭한 1편과 그렇지 못한 클리셰 범벅으로 끝나버린 2편이 되시겠다.
This is for
#무겁지않은 #액션코미디 #보디가드물 #사랑예찬 #티격태격 #주행액션 #유럽투어 #적과의동침 #라이벌 #인터폴 #국제사법 #연애서툰 #찌질미주인공 #라이언레이놀즈 #사무엘잭슨
+ 포인트
+ 웰메이드의 정감가는 주인공 캐릭터들
+ 기분좋은 긴장을 유지시켜 주는 끊기지 않는 개그코드
+ 인물들 아이덴티티와 어우러져 깔끔하게 완성된 스토리
- 포인트
- 80% 남자들만의 액션
- 남발되는 고함과 액션과 개그의 클리셰 짬뽕으로 그쳐버린 2편
정리하다보니 전제를 깔아 둬야 할 것 같다. 이 글은 액션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오랜만에 본 액션영화에서 생각보다. 마음에 들었던 요소들이 많아 크게 만족했던 소감이다.
인간적인 캐릭터의 힘
영화의 주인공은 둘이다.
직업 능력은 뛰어나나 실상은 애 같고 연애 잼병인 모자란 보디가드와,
괴짜 성격의 범법자지만 나름의 정의대로 움직이는 홍길동 가치관의 로맨티시스트 히트맨.
이 둘은 영화 내내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보호자 - 피보호자가 아닌 대등한 관계로 밸런스를 이룬다. 피지컬 능력 뿐만 아니라 멘탈리티에서 이 밸런스 패치가 묘미가 되는데, 서로의 성공과 실패, 장점과 단점을 리스펙 하는 걸로 나아가는 아주 바람직한 절친? 라이벌물이라 볼 수 있겠다.
생각보다 이런 정감가는 캐릭터들이 할리우드 액션영화에 기대하던 요소가 아니었던지 예상외로 이 영화가 너무 마음에 들게 된 주된 이유가 되었다. 사연 있고 성격 재밌는 캐릭터들을 잘 만들었어도, 결국에는 전개와 볼거리 제공하기에도 급급해지는 많은 다른 액션영화들과 달리, 킬러의 보디가드는 일과 연애사 같은 일상에서의 아이덴티티 묘사를 상당한 포션을 부여하면서 차분히 보여준다. 주인공들의 행보 하나하나가 자기자신을 소개하는 것 같달까. 이 점이 액션영화보다 드라마 장르를 좋아하는 필자의 취향에 딱 들어맞는 부분이었던 것 같다.
아쉬운 점은 2편에선 이 장점을 느끼기 힘들었다. 새로운 볼거리와 개그드립들로 점칠되어 여유도 없었고, 과거 설정도 자극적인 걸로 너무 덕지덕지 붙여서 캐릭터들이 더 이상 공감될 만한 친근감과는 거리가 멀어져 버렸다. 결국 1편에서 기껏 부여해 놓은 이런 개인사의 디테일들은 다 묻혀버린 것.... 브라이스의 발전된 연애 등을 꽤나 기대했는데 일절 없는 게 진짜 아쉬웠던 것 같다.
천편일률 액션 탈피의 소재와 스토리라인
할리우드 액션 영화에서 더 이상 기대가 안 되는 또 다른 요소 중 하나는 '소재'가 아닐까 싶다. 어릴 때부터 봐온 것들 만으로도 나라별 정보국과 마피아조직, 테러조직은 다 한 번씩 본 것 같고... 뭐 새로운 유형의 갈등이 나오리란 기대가 안된다. 그러다 보니 영화가 차별화를 꾀한다면 전체 스토리 플룻보다는 스케일 경쟁(얼마나 돈을 썼나ㅎ)과 신형 장비, 각종 명소 등?...액션 씬들 자체에서 꾀하는 게 보통이었던 듯하고 개인적으로는 관심에서 멀어져 왔는데.....
킬러의 보디가드 같은 경우는 첫째, 보디가드물이다. 이 자체가 다른 소재(대테러물이라든가, 주행액션이라든가...)에 비하면 레드오션은 아니라는데 이견은 없을 것이다.
둘째, 적어도 1편은 스토리상 최종 목표와 종착점이 꽤나 마음에 들었었다. ICJ라니... 아무래도 살인청부업자를 긍정적인 주인공으로 세우려다 보니 정의감을 부여하고 커버치려고 택해진 요소들 중 하나였지 않나 싶다. 사실 전체적으로 스토리가 개연성이 탄탄하고 뛰어나다 보긴 힘들고 주인공들을 위한 극적 전개로 가득하다. 다만 액션 영화가 사실 '폭력이 정의가 되는 세계'에 대한 묘사이기에 찝찝한 불편함이 남곤 했는데, 형식적으로라도 사법체계의 정수를 최종종착지로 둔 걸 개인적으로는 높게 쳐주고 싶었다. (근데 어디까지나 형식만으로 그쳤다ㅎㅎ...스포는 이만....)
셋째, 사랑에 대한 찬사로 그윽하다. 다리우스 킨케이는 인간을 죽이는 것을 업으로 하는 히트맨 답지 않게 아주 진한 순애보를 보여주고, 인간 인생에서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지 예찬하는 가치관을 보여준다. 비혼주의자인 내가 로맨틱에 순간순간 낭만이 동할 정도.....연애코칭을 비롯한 여러 자잘한 대사들이 생각지 않던 찡한 여운을 주고, 이를 캐릭터 정체성 삼아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씬들도 많이 남겼기에 언급하고 가고 싶다.
과몰입모드를 탈출해서 이 캐릭터가 남의 목숨 다루는 히트맨인 거 생각하면 사랑을 논하기는 참 이기적이긴 하지만^^ 이것도 캐릭터 밸런스를 위한 중요한 일면인 거 같기도 하고....
기타 속편별 요소
1편을 한마디로 요약하라면 'P와 J의 전쟁'이라 하겠다. 두 주인공이 위험에 대처하는 스타일이 너무 극명하게 갈리는데, 어느 쪽이 정답도 되지 못한 채 끝까지 둘 사이도 합의 없이 팽팽한 채로 함께 살아남아가는 과정이 잘 그려진다. 그리고 액션영화 답지 않은 드라마적 요소를 많아서 좋아하긴 했지만, 결코 액션영화로서도 실망하진 않았다. 긴 호흡의 카액션부터, 오토바이와 보트까지.... 특히 암스테르담서 강 따라가는 액션이 정말 잊혀지지 않는 백미였다.
2편은 한국제목이 '킬러의 보디가드2'로 직관적으로 시리즈물임을 강조했으나, 원제는 "Hitman's Wife's Bodyguard" 다. 그만큼 다리우스의 아내인 쏘냐 킨케이드에게 많은 초점을 두어 기획된 속편이었다. 욕 잘하고 시원시원한 매력이 1편에서도 돋보이는 씬스틸러였기에 많은 기대를 했었다만, 영화 내내 볼만큼 인물이 빌드업되진 못한 것 같다. 영화 전반적으로도 사실 무리수가 좀 많아서 전편만큼의 감동은 덜하다.
상담컨셉과 그로 인해 스스로 걸은 금제라는 요소는 처음에는 재밌었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했었고.... 마찬가지로 악역과의 인연, 팀킬, 아버지의 등장, 브라이스 아들 취급 기타 등등 '이거 재밌겠다' 싶은 수많은 아이디어들을 집어넣었지만 정도를 지키면서 융화되지 못하고 그저 짬뽕으로 끝나버렸다. 액션도 마지막 요트가 하이라이트라 기억하는 것 외에는 기억도 잘 안나지만... 어여쁜 이탈리아 배경은 볼만 하니... 기대 없이 보면 나쁠 것 없는 킬링타임용 코미디쯤 될 듯하다.
믿고 보는 배우 라인업
라이언 레이놀즈 (마이클 브라이스 役)
브라이스는 레이놀즈가 아니면 누가하겠나 싶은 배역이다. 허우대 멀쩡 + 너드미 + 쉼 없는 재잘재잘러, 확실하게 레이놀즈가 바로 생각났을 만장일치의 캐스팅 아니었을까 싶다. 너무 듬직하고 멋지게 잘생겼는데 이미지 고수나 허세 없이 가볍게 수다스러운 것도 보기 쉽지 않은 유형이라서...
- 대표작 | 데드풀 1,2, 명탐정 피카추, 프리 가이, 6 언더그라운드, Life, 우언 인 골드, R.I.P.D., 그린 랜턴, 애덤 프로젝트, 더 보이스, 크루즈 패밀리, 터보, 셰이프 하우스 등
막상 필모 뒤져보니 익히 들어 아는 배우치곤 본 영화가 우먼 인 골드 빼고는 없더라. 데드풀이 워낙 페르소나가 거의 배우 본인과 똑같은 캐릭터였다는 걸로 유명하니 그대로 각인이 되어있었던 거 같은데..... 이미지가 확고한 건 좋을 때는 좋지만, 배우로서 스펙트럼은 다른 연기들을 봐야 알 것 같다. 우먼 인 골드는 엄청 좋아했던 기억은 있는데, 특출나고 격양된 연기포인트가 각인될 장로도 주제도 아닌지라 디테일한 연기는 기억나진 않아서 조만간 다시 봐야겠다..
사무엘 L. 잭슨 (다리우스 킨케이드 役)
다리우스 킨케이드는 워낙 흑인배우의 대명사이신 사무엘 잭슨이 배역을 맡았다. 아무래도 마블의 닉 퓨리로서 가장 익숙하지 않을까 싶다. 이외에도 스타워즈나 킹스맨이다 많은 작들을 했고, 영화들 보다가 얼굴이 익숙한 중년 흑인배우가 나온다 싶으면 모건 프리먼 아니면 사무엘 잭슨이었던 적이 수도 없다.
- 대표작 |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닉 퓨리 역), 뱅커, 스파이럴, 콩:스컬아일랜드, 트리플엑스 시리드, 레전드 오브 타잔, 헤이트폴 8,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 장고:분노의 추격자, 언싱커블, 글라스 등......
이번 작품의 다리우스는 짓궂게 숨넘어가듯 웃는 모습들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 욕은 원래 잘하신다하지만, 영어 욕은 악센트 어감이 뭐가 찰진 건지 모르겠어서 거기서 감동을 느끼진 못했다.... 이외에도 진지함, 낭패, 사죄 등 온갖 모습들을 오가면서, 뭐라 그래야 하나... 괴팍하지만 재밌고..... 나름의 정 있는 히트맨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마무리는 잘생긴 라이언 레이놀즈.......
결론 : 1편은 집에서 틀어놓을 만한 영화로서 강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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