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저따위로 해놓고 실상은 귀엽기 그지없는 웃음설렘 가득 7세 이용가
+ 포인트
+ 간질간질 기분 좋은 설렘과 즐거움이 가득한 코믹한 스토리
+ 전체적으로 가벼우면서도 트렌디한 진지함을 토핑
+ 선방한 비주얼로 재발견한 일드의 매력
- 포인트
- 질 떨어지는 음담패설 같아 펼치기도 싫게 만드는 제목
- 애정으로 함께 품어주지 못한 개취 아웃의 서브커플
제목의 허들을 넘어주시기를 기도하며... 간곡히 추천
제목이 문제다. 그냥 딱 봤을 때, 철없는 중고등학생이나, 감수성 없는 아저씨들이 입에 담고 다니는 성희롱이 연상된다. 때문에 지금도 너무 재밌다고 주변에 추천했는데도 다들 제목만 보고도 반응이 안 좋아서, 추천한 내가 창피해지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일본에서는 거부감 없이 통하는 건가... BL이 10권 넘게 장기연재하는 게 정말 흔치 않은데 판매량 200만을 넘는다고. 다만 원작은 제목뿐만 아니라 그림체도 취향이 아니라 건드릴 생각을 오랫동안 못해왔다.
하지만 믿는 친구의 추천으로 꺼내 본 결과, 이 드라마는 여기저기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결론적으로는 괜찮은 소재를 거부감 없는 수준으로 너무 재밌게 풀어냈다. 음담패설은 무슨... 한마디로 '7세 이용가'라고 평했듯이 그저 귀엽다. 사실 이 능력 소재가 골로 갈라면 어디까지 든 갈 수 있는데, 정말 귀엽고 설렘 가득한 마음만 잘 뽑아냈다. BL장르상 보편적으로 퍼지는데 한계가 있을 게 아쉬울 정도다.
가벼움의 맛과 적당한 진지함
원래 드라마 취향은 현실감이 가득할수록 좋아하는 편이다. 특히나 직장생활을 시작해보니 오피스물이면 더더욱 엄중해지는 편. 그런데 가아끔 대책 없는 꿈과 낭만의 드라마들이 끌리고 행복감을 줄 때가 있다. 기억에 남는 대표작은 서인국이 대가리 꽃밭 재벌 3세로 활약했던 '쇼핑왕 루이'다.
이 "체리마호"(작품의 일본어 약칭, 의미는 '동정마법'... 으...)도 마찬가지, 드라마가 아름답고 단순한 꽃밭을 그려주는 것으로 행복과 만족감을 주는 유형이다. 너무 심각한 고민들과 치밀한 개연성보다는 머리 아플 것 없이 마냥 스무스하게 흘러가는 스토리를 그렸다. 고통과 역경은 간략 명료하게, 일상 속 행복을 채운 장면들은 한가득 풍요롭게 기억에 남는다.
그럼에도 스토리 작품성이 없어 보이지는 않게, 마냥 가볍지는 않은 트렌디함을 담긴 했다. 꿈에 관한 철학, 꼰대에 대한 저항, 주인공의 알을 깨어나가는 발전 스토리 등 마음에 드는 씬들이 꽤 있다. 또, 작품소재 본질과 일맥을 이루는 자낮수 캐릭터를 잘 만들었고, 공도 모난 점 없는 게 매력이면서도 납득 가는 선에서 결핍을 가미하여 인간미를 살렸다. 그럼에도 둘 다 고구마 맥이는 수준을 가지 않는 게 참 좋다. 적당한 가벼움과 적당한 진지함을 둘 다 챙긴 것이 바로 이 작품의 웰메이드 지점인 것 같다.
음악(OP/ED)
아, 그리고 OP곡이 너무 익숙한 목소리라서 혹시나 했더니 역시 Omoinotake !!!!! 대박이다. 지새날 이후로도 이쪽 계열로 잘 이어주고 계시구나ㅠㅜ 그 특유의 애절한 목소리가 너무 좋다. 특히 이번에는 더 경쾌한 곡으로 나왔는데 이 것도 맘에 들었다. ED도 마찬가지로 노래가 좋았는데 OP, ED 둘 영상도 예쁜 일상을 각기 잘 담아 주셔서 진짜 질리지도 않게 열심히 다 봤다.
Character
아다치 키요시 (배우 : 아카소 에이지)
드라마의 주인공, 진짜 귀여운 자낮수 캐릭터로, 이 주인공 보는 맛으로 드라마를 다 봤다. 소심한 성격이 매력적이고 너무 귀엽게 그려진 캐릭터다. 인생에 큰 변점이 생겼음에도 거만해지지도 않고, 회피적인 경향을 딛고 조금씩 소박하게 성장해 나가는 게 진짜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귀여운 매력이 있다. 개인적으로 일드 최고의 허들이 오버액션에 대한 거부감인데, 아다치는 오버액션도 전혀 거북하지 않고 귀엽기만 했다는 것이 내가 내리는 최고의 평가다.
사실 여기에는 무엇보다도 비주얼이 한 몫한 거 같다. 가히 원작 초월 비주얼ㅎㅎ... 촌스러운 머리로 웃을 때 엄청 강하늘이 많이 보였다, 더더 순박해진 강하늘 느낌?! 배우분 필모를 보니 이제 인기가 상당하신 것 같다. '이쪽을 봐줘 무카이 군', '좀 100' 등 나중에 보겠다고 눈독 들여놨던 작품들도 종종 보이고, 아카소 에이지 이름 잘 기억해둘 것 같다.
쿠로사와 유이치 (배우 : 마치다 케이타)
쿠로사와 군은 일단 헤어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모난 점 없는 스위트한 다정공으로서 합격점이다. 그리고 생각하는 수준이 클린한 게 7세 이용가를 책임져줘서 귀엽다. 많은 심쿵 장면들을 챙겨줬다. 원래 공편애하는 편인데, 이번 작은 너무 수에 매력 몰빵이라 공캐가 상대적으로 쏘쏘했지만, 그래도 비주얼이나 연기나 배우 합이 둘 다 잘 맞아서 작품 전체가 좋을 수 있었던 것 같다.
후지사키 노조미 (배우 : 사토 료)
직장동료 조연인데 꺼내어 언급하고 싶은 건, 개인적으로 BL물에서 여캐조연들에 대한 편애가 상당하기 때문. 정감 가는 배우분이 연기해 주셔서 꽤나 좋아하는 캐릭터가 되었다. 더불어 원작에선 흔한 동인녀 캐릭터라는데 반해서, 드라마에서는 콘텐츠물에서 보기에는 흔치 않은 가치관으로 캐릭터 각색을 하였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특징을 부여하기가 힘들고 뭔가 애매해지기 쉬운 가치관이라서 이런 각색을 선택하고도 깔끔하게 맞아떨어진 게 너무 좋게 기억에 남는다.
아... 그리고 서브 커플이 있는데 여기는 개인적으로는 작품의 허들이다. 음.... 좋아하는 수준의 찌질미가 아니었다. 덩달아서 이쪽의 오버액션은 보기가 싫었다. 딱 마지막 외전 시나리오만 마음에 들었던 듯하다. 장점으로 생각하진 않으니 굳이 소개를 하진 않는 걸로.....
Outro. 굿바이 왓챠.....
오랜 기간 내 취향 맞춤 챙겨주던 왓챠에 충성고객으로 있어 왔는데, 올해 하반기 간만에 들가 보니, 완전히 동남아, 중국 작품들만 살아남아 있어서 매우 놀랐다. 왕년에 볼려고 체트해둔 '보고싶어요' 리스트 애들 다 빠진 건지, 늘 볼거 많다고 흡족해왔던 추천리스트가 단번에 너무 빈약하게 느껴지더라... 알고리즘이 이걸 단번에 더 빈약하게 보이게 만드는 구나 싶어서 놀랐다. 많이 슬프지만 이만 왓챠를 떠날 때가 됐다 싶어, 내년에는 연장을 안하려고 한다. 때문에 왓챠익스클루시브를 이번 연휴에 다 소화하려고 달리려고 보니 젤먼저 꺼낸 게 이 작품, 체리마호였다. 아무튼 이 작품은 현재 국내에서는 왓챠에서만 보실수 있다.(23.12.31 기준) 다른 분들이 왓챠보러 오시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 좋은 애정작들의 후기는 남기려 앞으로도 두어개 작품 더 달리러 간다.
ㅠㅜ시에러로 성공하는 것까지 독자노선을 개척해나갈 수 있을 것 같아 희망 갖고 많이 응원했는데 슬프다 ㅠㅜ 구매형 모델이나 웹툰 들어오면서 띄용스러우니 그냥 여의치 않으면 그냥 LG 인수되면 또 잘 되겠다도 싶었고ㅠㅜ.... 근데 결국 자본 투입 전쟁판이 되어버린 이 OTT에서 버티질 못한 것 같다. Goodbye 왓챠......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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