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및 영화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Crash Landing on You, 2019)

Elir 2024. 9. 2. 02:20
 
사랑의 불시착
어느 날 돌풍과 함께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와 그녀를 숨기고 지키다 사랑하게 되는 특급장교 리정혁의 절대극비 러브스토리를 그린 드라마
시간
토, 일 오후 9:00 (2019-12-14~)
출연
현빈, 손예진, 서지혜, 김정현, 전국환, 정애리, 하석진, 양경원, 이신영, 유수빈, 탕준상, 남경읍, 방은진, 최대훈, 황우슬혜, 박형수, 윤지민, 고규필, 임철수, 장혜진, 박명훈, 홍우진, 윤상훈, 김선영, 김정난, 장소연, 차청화, 오만석, 김영민
채널
tvN
단번에 흥미를 끄는 강력한 소재와 톱스타 배우,
그리고 전개와 마무리는 그냥 K-드라마 로맨스...
이 정도면 성공 공식이 되나?

 

 

 + 포인트

+  드라마는 역시  끊임없이 엮여있는 기적 같은 우연들이 만들어내는 필연적인 운명의 맛
+  호기심을 자극하며, 이끌릴수 밖에 없는 시대의 금기의 소재(북남남녀)와 상상력들
+  애써낸 고증과 위트있는 감동

 

-  포인트

-  정치외교나 실사적인 요소에 감정이입하려 하면 곤란해짐
-  매력없이 질척거리는 평면적인 악역캐들
-  소재의 힘은 깊으나 감정선과 해프닝은 뒤로 갈수록 평범해져 감

 


Intro

 19년 방영 당시에는 한창 인기를 휩쓸었고 기어이 종편드라마 기록을 갈아치웠던 작품이다. 당시에는 취준 중이라 엄마의 극구 추천에도 못 봤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쌓인 드라마 위시리스트가 서른 개는 될 텐데...  그중에서도 이를 골라 본 계기가 사뭇 웃긴데... 지난 학기 '이벤트플래닝' 과목 과제로 '현빈과 손예진 부부의 웨딩 이벤트'를 기획하라는 과제가 떨어져서였다. O_O .....  클라이언트 이해를 위한 자료조사^^ 라는 훌륭한 핑계로 정주행을 달려 보았다....  암튼 세기의 배우 부부를 만들어 낸 드라마로서도 한번 더 혹하고 봐볼 일이다.


궁금할 수밖에 없는 금기의 소재

출처 ❘ 사랑의 불시착 공식홈 현장포토

 

 #북한남자남한여자 #패러글라이딩 #불시착 #군사경계선넘어 #북한군인남주....

원래 듣고 알던 작품핵심 키워드만 해도 이정도다. 도파민이 확 치솟지 않는가. 21세기에 남아있는 유일한 단일민족 분단국가의 클라스가 만들어 낸 로미오와 줄리엣도 한수접고 갈 동아시아 끝단표 금단의 사랑이다. 아무튼 저 키워드만 숙지하고 있다가 나는 당연히 남침인 줄 알았는데 여주의 북진이어서 진짜 더 깜짝 놀라버렸다. 북한을 배경으로하는 드라마를 찍었을거라곤 그냥 상상도 못해서 그래도 스테이지는 우리나라일 줄 알았던거다.... 그런데 진짜로 북한을 배경으로 작품을 찍어 냈다. 미스테리한 독재국가의 환경을 재연해내려고 고증을 위해서 탈북민분들 인터뷰도 많이하여 준비하였다고 한다. 물론 드라마는 드라마고, 리얼리티 다큐는 못되지만 ^^ 그래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새로운 세계관 배경의 몫은 충실히 해낸 듯 하다. 

 

출처 ❘ 사랑의 불시착 공식홈 현장포토

 

 분명 이 흔치 않은 소재가 글로벌 흥행에도 분명한 몫 했을 것이다. 워낙 시류가 한국드라마를 밀던 시류기도 했고, 아마 이전까지 가장 큰 글로벌 흥행 드라마였던 '별그대' 작가의 차차기작이라는 기대감으로 본 사람들도 많았겠지만 말이다. 다만 작가 이슈가 좀 있었던 것은.... 박지은 작가의 메가히트 대표작인 별그대나, 푸른바다의전설 모두 다 한번 씩은 거의 의례처럼 표절 이슈를 거쳐왔으나, 소재나 일부 장면들 수준이었던 반면, 사랑의불시착의 경우, 이 핵심 스타트 플룻(여주가 패러글라이딩하다가 북한에 불시착하고, 북한군인인 남주를 만나서 금단의 사랑에 빠짐)이 표절논란이 일어 문제가 되었던 점이다. 법적인 결론에서 표절 판결이 난 바는 없다. 그냥 억울해하던 지망생이 존재한다는 찝찝한 수준에서 기억하고 갈 얘기...(언론고시나 공모전이나 아이디어 보호여부를 우리가 알수 없는 세상이라...)


그래도 아무튼 드라마는 운명적인 사랑 

출처 ❘ 세정 (SEJEONG) - 나의 모든 날 (All of My Days) MV


 사실 자극적인 소재의 힘으로 시작하였으나, 이걸 붙잡고 있을 만한 전개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주인공의 목표가 분명하게 북한 탈출인데, 탈출하는 순간, 소재의 힘이 떨어져버리는 아이러니가 있는 고로... 결국 끊임없이 도전하는 북한 탈출들이 있고....그게 좌절되는 극적인 연출도 서너번 반복적으로 트라이 된다. 보다가 지쳐서 '이제 제발 좀 돌아가자...' 싶은 생각이 든다.

 

출처 ❘ 사랑의 불시착 공식홈 현장포토


 극 중반을 넘어서야 드디어 이 탈출이 성취되고, 이제는 남주의 남침^^이라는 완전히 상반되는 국면에 들어선다. 그리고 이거는 또 이거대로 금기인지라, 많은 유머와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소재가 되어 다시 드라마에 대한 흥미와 몰입을 부활시킨다. 중간에 이 정도로 완전한 리프레쉬가 있다는 것도 흔치 않은 특별한 매력 중 하나였던 듯 하다. 스포자제 하겠다...ㅠㅜ

 

출처 ❘ Crush - 둘만의 세상으로 가 (Let Us Go) MV


 후반부로 갈수록 드라마는 사실 충실하고 철저하게 사랑을 연결고리로 움직이는 전통적인 드라마가 되어간다. 역경과 고난도, 극복과 행복도 다 '사랑'이 이유가 된다. 앞서 말한 소재들을 살려내는 위트들은 좋으나, 너무나도 전통적인 사랑드라마 전개는 아무래도 젊은 시청자들이 보기에는 아쉬운 요인이었다. 그리고 이토록 사랑만을 위해 사는 두사람이 되기 위해  아주 기나길게 얽힌 운명적인 인연들을 만들어 놓았는데, 에이~ 너무한다~~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결국엔 다 그 빌드업에 감회되어 있어서 눈물이 펑펑 터졌다. 역시 우연으로 점철된 드라마의 힘은 여전히 살아 있나보다 싶기도 하다.  


또렷한 명장면들 & OST  

아무래도 과제에 도움이 될 만한, 엮어낼 소재를 건지겠다는 목적을 갖고 감상하다보니... 몇가지 각인되는 장면들이 꽤 있었다.

 

출처 ❘ 백예린 (Yerin Baek) - 다시 난, 여기 (Here I Am Again) MV

 

 촛불 길찾기  |  극 초반부에 혼란한 시장통에서 홀로 버려져서 멘탈이 나가는 여주에게, 큰 키로(그래 북한에서 저런 키가 있겠나) 촛불을 들고 찾아오는 남주가 매력 어필되는 장면이다. 글로 묘사해보니 뭔가 삼삼한데.... 볼 때는 감정이입이 많이 되었었다. 여주가 느끼는 공포감도, 구원자처럼 찾아오는 남주의 멋짐도 마음 속에 충분히 각인되는 명장면으로 꼽고 싶다.

 

출처 ❘ 사랑의 불시착 공식홈 현장포토

 

 오토바이 추격신  |  액션장르가 그렇게 취향은 아니라 즐겨 찾진 않다보니,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기나긴 대로에서 질주와 추격을 겸하하는 오토바이 추격신 꽤나 오랜만에 본 것 같다. 추격씬의 도로가 적절한 황폐함이 느껴지는 장소였는데, 장소 선택에 꽤나 고민이 있지 않으셨을까 싶다.(아무래도 파주쪽 어디 아니각 싶긴 한데....) 조마조마하게 긴장하면서 잘 봤던 장면이었다.

 

출처 ❘ 세정 (SEJEONG) - 나의 모든 날 (All of My Days) MV

 
 스위스 풍경  |  도깨비하면 캐나다, 사랑의불시착하면 스위스다.... 작품 보기 전까지는 스위스가 정치적 중립국으로 유명해서 스토리상 글루가나?...했는데 보니까 그런 관련은 없었고...ㅎㅎ.... 그냥 작품의 시그니처가 될 급으로 너무나 예쁜 스위스를 담아내어, 많은 사람들의 여행병을 부르지 않았나 싶다. 맑은 날씨의 푸른 초원, 이를 둘러싸는 깨끗한 바위 산맥, 호숫가 마을 자주 담아내니 즐기자.

 

 
마음을 드려요
아티스트
아이유
앨범
사랑의 불시착 OST Part 11
발매일
1970.01.01


 음악 ost - '마음을 드려요' 라는 정말 너무너무 좋아하는 곡을 세상에 남긴 것도.... 이 드라마의 기념비이다. 밤편지, 마음 같이 가수에게 너무 잘 어울리는 방식으로 어쿠스틱 곡을 잘 뽑았다....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아이유 곡 중의 하나.


Character  

출처 ❘ 사랑의 불시착 공식홈 현장포토

윤세리 (배우 : 손예진)

 재벌가에서 태어나 자수성가로 성공까지하는, 자기확신이 가득하고 도취적인 커리어우먼이면서도, 결국에는 전통적인 로맨스 여주로서 남주에게 구원을 받는 캐릭터..... 만들어야 했던 것 같은데, 흔한 것 같다가도 막상 손예진 말고 다른 사람이면 이정도로 소화 못했을 것만 같다. 귀티라고 해야되나... 그런 것이 기본적으로 어울리시는데, 그러면서도 동시에 시골에 갇혀 수수하게 고생하면서 생존하는 모습까지도 나름 어울렸다. 성격이 잘못하면 재수없어서 정떨어질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는 주인공으로 만들어 낸게 배우의 큰 몫이 아니였나 싶기도 하다. 또.... 보다 지치는 가족사 중에 어머니 관련 얘기는 눈물 뚝뚝나게 많이 좋았었다....

출처 ❘ 사랑의 불시착 공식홈 현장포토


 그래도 아쉬움이 조금 남긴한다..... 북한에 떨어져서 고생하는 것도, 정말 생계형 고통을 겪으시는 처절함이 어울리신 않은 고로... (사실 얼굴 보고있으면 처절하지 않으셨으면.. 싶다ㅠ) 긴장감과 몰입에는 살짝 허들이 되었었다. 그리고 거듭하지만, 가장 극적인 순간들을 물리적인 액션에 의존해놓으니 결국에는 특수군인인 남주가 다하는 스토리가 되버리는 게 여주 캐릭터에 대한 가장 큰 아쉬움이다. 적어도 후반부에서는 윤세리가 모든 걸 캐리하는 양상으로 좀 더 멋지게 꾸밀수있지 않나, 총체적으로는 결국 의존적인 여주로 만들어서 생각보다 아쉬움이 남는다. 

 


 

출처 ❘ 사랑의 불시착 공식홈 현장포토

리정혁 (배우 : 현빈) 

 뻣뻣하고 과묵한데 순애보꾼... 든든하고 멋진 군인 남주 이상향을 제조해냈다. 거다가 북한말도 매력적으로 연구해서 박아넣어서 한동안 유행 좀 했더라. 결국 남주에 몰아주는 드라마였고, 현빈이기에 듬직하고 강한 잘생김으로 누구보다도 멋졌던 것 같다. 여주와는 덕지덕지덕지덕지 운명적인 인연들을 박아넣어서.. "아 진짜 둘은 꼭 만나야만해 ㅠㅜㅠㅜㅜ..."(대강 오열했다는 의미다) 눈물이 날 수 밖에 없는 순애를 보여준다. 그럴듯한 아픔있는 가정사 사연으로 포장하긴 했는데... 음 사실 생각보다 거기서 감회는 못되었던 것 같다. 결국에는 사랑에 목숨거는 스토리가 메인이니... 이 가정사는 뒷전에서 내팽김만 안당하고 챙겨가는 정도의 임팩트로 끝났다.

출처 ❘ 사랑의 불시착 공식홈 현장포토

 

 역시나 최고의 이야깃거리는, 이 두 톱배우가 이작품을 연으로 결혼까지했다는 점이다. 미담도 이런 미담이 어딨나. 이 정도 급되는 톱배우 결혼은 몇년 전에도 있었긴한데.... 공교롭게도 남자가 군인역할을 했던 작품에서 만나서 결혼 했지 않나 아마?...(읍읍) 주관적인 견해와 바람이지만, 손예진-현빈 커플은 진짜 너무 잘어울리고 정말 모든 국민의 응원 속에 결혼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두 분 꼭 백년해로 잘하셨으면 좋겠다.

출처 ❘ https://movie-worldstory.tistory.com/101

 

 두 분이 작품 같이 한게 이 드라마가 처음은 아니고, 이보다 2년 전에 영화 '협상'이 있었는데, 이것도 재밌게 봤던 작품이다. 이 때는 손예진이 전문 경찰, 현빈이 범죄자 역할로 나오는데, 특유의 분위기가 두 작품에서 비슷한 느낌이 있긴 했다. 손예진 배우는 차분한 논조가 어울리는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현빈 배우는 슬픈 사연 속에 자란 진지형 캐릭터라는 점?에서 그렇다.  일단 두분 다 말괄량이 머치토커는 이미지는 아닌게 확실한 듯...... 개인적으로는  손예진 배우 캐릭터가 더 멋지게 나왔기에 협상이 더  좋았다.


출처 ❘ 사랑의 불시착 공식홈 현장포토

 

 

 개인적으로는 서브 남주, 여주 두 캐릭터를 비롯한 다른 주요 조연들은.....그냥 잘 사용된 수준으로 느꼈다. 극의 진행과 긴장은 불어넣는 건 이 모든 조연들이 만들어내는 작품이고, 재미와 유머를 맞는 감초들이 되기도 했다. 배우분들도 열연해 주셨다, 특히 북한군과 주민 역할을 하신 분들은 또 새로운 경험에 노력을 많이 하셨던 것 같다. 개인적인 취향에서 욕심내어 아쉬운 점은 그저 조연이 조연에 딱 그치게 설계되어 있고, 뭔가 이입되어 마이너한 추종자들을 만들어 낼만큼 설계가 되어 있지않거나 or 확실히 모자라 보이게 만들었거나 or 민폐 역할만 준 끝에 찬밥으로 내쳤다는 느낌인 것?... 내가 서브병이 있는 편인데 서브에 눈길도 안갈 정도였다는 게.. 그렇게 느꼈던 이유다.

 

 


Outro 

 

결론적으로는 아주 오랜만에 본 고전적인 로맨스의 드라마였다. 대중적인 인기를 할만 했다. 어쩌다 보니 오랜 차기작으로 눈물의 여왕이 방영하는 시점에서 이걸 꺼내 보았는데, 눈물의 여왕을 볼지는 좀 더 고민해보게 되었다. 확실히 눈물의 여왕도 '현대판 데릴사위'라는 포인트로 이목을 확 끄는 것을 보면... 박지은 작가님은 소재를 진짜 잘뽑으시는 것 같다. 다만....그게 결국에는 어떻게는 전형적인 K로맨스 드라마로 되어가고 마는 게... 드라마의 성공비결이자 내 취향에는 닿지 않는 안타까움이다. 

출처 ❘ 사랑의 불시착 공식홈 현장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