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상상한 그 이상의 장르를 보여줄 장르 혼종 드라마
+ 포인트
+ 한꺼풀 한꺼풀 벗겨내며 예술적으로 미끼를 던지는 스토리라인
+ 하나의 드라마로 이렇게 많은 장르를 체험한다는 신선함
+ 뇌절 허들을 다 참고볼만한 충분한 보상이 끝에 있나니
- 포인트
- 남주 몰빵으로 비대칭 희생이 된 여주인공
- 제발 그만...을 외치게되는 문제의 반복, 십대연령가 로코의 오글거림 등에 지치는 뇌절 구간들
기대 그 이상의 혼종 드라마
#사회고발드라마 #회귀물 #타임슬립물 #타임리프물 #연예인물 #스포츠물 #로맨스 #로맨틱코미디 #휴먼드라마 #범죄스릴러 #피폐물 #학교물 #캠퍼스물
선업튀를 보면서 느낀 이 드라마의 장르요소들이다^^.... 난 아이돌물인줄 알고 추천받아 봤는데, 처음부터 예상치 못한 비참함과 공감성 수치심으로 고통을 받아 탈주할 뻔 했다...그러나 참고 조금 더 보다보니... 거진 1~2회차 엔딩마다 관계성 재정의, 시간이동, 미래 변경 등으로 인해서 드라마 장르가 확확 바뀌었다. 타임리프라는 소재를 빌미로 이토록 다양한 장르를 짬뽕시킨 조각보같은 맛으로 승화시킨 것을 처음보는데... 이게 드라마의 차별화 지점이 된 것 같기도 하다
특히나 초반부의 장르전환은, 묻어놨던 진실을 하나씩 드러내는 것이 인물들의 관계성을 뒤흔들어놓는 수준임으로 인하여 발생한다. 이게 너무 흥미진진하여 사람을 붙잡아매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이 드라마 인기 비결로 탁월하게 떡밥관리하는 스토리 라인을 꼭 꼽고 싶다. 그 시작이 2회차 엔딩이라 2화까지 꼭봐야 시작이란게 정설처럼 추천되고 있다. 보신다면, 나날이 새로워 빠져드실 것이다.
다른거는 스포가 되니 각설하고, 하나만 남기자면.... '최애가수와 빠순이'? 이건 진짜 맨앞뒤로 도금만 해놓았으니 그걸 기대하진 마시라 ㅎㅎ...... 드라마팬들이 이야기하는 '2화'까지만 참고보면 된다는 말이 정말 맞는 말이다. 한마디로 정의하면..... 이 드라마는 2화를 기점으로 여주가 빠순이여야만 하는 하등의 이유가 없어진다. 단 하나의 개연성을 위한 요소로만 남을 뿐이다.
음악 - 2000년대의 향수, 그리고 "그대는 선물입니다~"
나에게 너무 반가운 음악들이 포진해있어 노스텔지어를 자극하는 것도 이 드라마의 큰 매력요소였다. 특히 초기에 회귀한 시간대의 씬들에서 BGM으로 쓰인 음악들이 너어무 내 MP3 같아서 드는 생각이, '아 이제 진짜 내 친구들이 메인 작가가 되고 메가폰을 잡았구나....'였다. 선재가 90년생이란 걸 봐서 딱 그 나이 분들의 작품이겠다 싶다. 대표적으로 기억나는 건 '윤하(아니 사실 에픽하이) - 우산', '김형중 - 그랬나봐', '러브홀릭 - 러브홀릭' 등등 이고.... 이런 음악들이 응답하라 시리즈의 연장선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포인트이다.
특히 그랬나봐는 드라마에서도 메인 테마곡으로 꼽아서 주요한 장면서 자주 쓰이는데, 짝사랑 감성 미어터질때 노래방가서 사무치게 부르던 이 가사가... 작중 선재의 순애무드를 그냥 완성시켜버렸다.... 분위기 연출까지 완벽해서 음악 나오는 씬들 서너번에서 눈물이 도는걸 막을 수 없었다.
덕분에 오랜만에 다시찾아 들었는데, 엔플라잉 유회승님으로 리메이크까지 나왔지만, 한번만 들어보고 그냥 원곡으로 회귀하였다... 원곡이 특히 피아노 전주가 정법으로 아름다워서ㅠㅜ 내 몸어딘가 각인되어 있는 추억으로 이 전주부터 전율이 도는 게 좀 의미가 큰 명곡인지라... 아무래도 트렌디하게 편곡한 리메이크 곡은 그 맛이 안살아나는 것 같다.
장장 멜론 차트 롱런으로 증명하고 있지만, 메인테마 OST도 정말 어울리게 잘 뽑았다. 곡 자체는 평타인 것 같은데, 드라마 스토리 전체를 부여잡고 있는 남다른 가치의 노래이고... 장면별로 음악을 너무 잘 쓰면서, 음악에 드라마의 모든 것이 스며들어간 느낌이다. 드라마 한번 본 사람들은 놓을 수 없을 것이다.....ㅠㅜ
뇌절과의 전쟁
로맨스 장르 드라마를 보다보면 보통 두드러지게 중간에 늘어지는 구간이 생기는데, 지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귀기 전까지만 본다"라는 반응이 딱 이 걸 표현하는 말 같다. 아무래도 가장 쫄깃하고 흥미진진한 게 썸타는 구간이고, 실제 연애로 들어가면 한두번은 예쁘고 귀엽지만, 행복한 꽁냥꽁냥의 반복은 충분한 도파민을 제공해주지 못한다.... 선업튀는 8화 넘어가면서 이 마의 구간이 점점 생기는데 이를 위한 몇가지 극복 노력들이 있다. 일단 장르가 혼종이라 한 만큼, 스릴러와 본연적인 회귀물 요소가 계속 남아 긴장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덕분에 그 꽁냥거림 보다가 지치는 구간은 그리 많이 길지 않다는 건 장점이었다.
그러나.... 이게 한계가 있는데, '이제 제발 그만 했으면 좋겠다ㅠㅜ.'라는 생각이 드는 지점이 있다. 달리 말해 '뇌절 좀 그만...'. 문제가 해결되었다 싶었는데 도로아미타불되는게 두세번 반복되니 "그만! 그마안! 제발 이제 행복 좀 찾자..."를 외치고 있게 되는 거다. 보시다보면 롤백횟수가 남아있는게 더 불안한 시점이 오게 될 것이다. 특히 불사신같은 악역과 제 기능못하는 경찰과 그에 따른 여주의 답답이 전개 보고있자면.... 아니 아직 5화나 더남았다고? 하고 순간 망연자실도 겪으실 거고....
그리고, 상대적으로 길지 않다는 것이지... 아예 없는 건 아니여서, 마지막 롤백에서는 연애 꽁냥 로코의 오글거림과 다분히 소모적인 에피소드 들로 좀 점철되는 구간이 있다. 갑자기 분위기 개그단막극 웹드라마가 되어버리면서 연애와 개그 모두 오글토글이가 되는 부분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가장 큰 허들이 이 대목이었다. 물론 드라마가 온종일 스토리만 전개하는 것도 피로가 극심할 것이나, 갑자기 들어온 서비스성 해프닝들이 너무 타게팅이 십대같아 같아지면...(십대 남자 자존심 싸움이라던가... 캠퍼스물 MT 판타지라던가...) 진지물이 좋아 몰입하던 사람으로써는 갑자기 짜게 식는 건 피할 수가 없으니 조금은 마음의 준비를 하시길 추천드린다.
그리고 끝내의 광명
그래도 끝까지 붙잡고 보시길 바란다. 14,15화가 유종의 미는 확실했다. 마지막 기회를 얻는 것도 좋았고, 설렘 버프가 초기화되는 덕에 십여년치 감정을 묶어서 터트릴 수 있었다. 좋던 싫던 그 간의 모든 에피들이 다 빌드업에 기여하는 요인들이 되면서 마지막에는 끝내 정말 오열하였다. 눈물이 괄괄 쏟아져내려 진심 내가 집에서 TV 속 여주보다 더 서럽게 울었다.
정말 오래기간 고통 받은 만큼 행복한 엔딩으로 끝났....다만, 결혼을 하겠다는 이것들을 보고 있으니, 막판에 다시 와서 '아이돌-팬'물이라는 이 작품의 간판 정체성이 생각나 버리고.... 좀 마음이 피폐해지긴 했다. 주변에 우스갯소리로 많이 했지만, 여기서 얘네가 결혼하면 뭐 다른 팬들에게는 쥐약아닌가.... 뭐 얼케 차이 나봤자, 려욱 엔딩인지 첸 엔딩인지^^ 차이 밖에 없는 걸?....
어쩌면 이토록 한 남자배우를 위한 드라마....
그러니까 솔직히... 그냥 이건 변우석의, 변우석에 의한, 변우석을 위한 드라마다.
개인적으로는 선업튀를 건들이기 전 최고 허들이 배우의 비주얼이었다. 잘생기셨는데, 뭔가 범대중적인 인기를 만드실 쪽은 아닌거 같다고 해야하나.... 현재진행형으로 돌판에 목 매달고 있는 1인으로서는....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으로 변우석 배우가 '수만명이 가득찬 콘서트장을 채우는 아이돌밴드'의 비주얼으로는 안어울렸어서 몰입감을 느낄 자신이 없었다. 사실 드라마 열성으로 보고 온 지금도 생각이 달라지진 않았다....
다만 드라마 자체의 힘이 강력한 건 확실했다. 이 정도로 이상화된 남자주인공을 모시는 드라마도 흔치 않았던 거 같은데, 류선재는 내 기준으로는 태양의 후예나 별그대급 판타지 장르는 되어야 나오던 먼치킨 캐릭이다. 한없이 멋있을 수 밖에 없었다. 나름의 인생 역경도 있긴한데... 회귀물의 문제랄까, 미래에 잘되는 걸 알고보니 영 거기에서 측은지심을 느끼기 쉽지 않다. 요새 봐온 캐릭터 트렌드가.... #입체적인 캐릭터, #각자의 사정, #나름의 상처이고 그에 따른 현실적인 인간미 아니었나... 고로 최근 젊은 사람들 타게팅하는 드라마에서 이정도로 무결점 왕자님캐릭 찾기힘든데 선업튀가 이렇게 틈새시장을 벌리고 장악해버린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모든 영광을 맞이한 변우석 배우님 인생도 드라마틱해진 것 같은데.... 차기작 잘 고르시고 롱런하셨으면 좋겠다.
첨언으로는.... 사실 드라마 전체적으로 불철주야 뛰는 주인공은 바로 '임솔'이고, 거의 1인칭 시점이었는데.... 열연하신 김혜윤 배우님의 스포트라이트가 정말 상대적으로 남주만큼 커지지 않은 건 좀 아쉽긴 하다.
Outro
결론적으로 선업튀는 누구에게나 일반적으로 추천할 만한 드라마였다. 워낙 다양한 장르가 섞여서....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킬 수 있고, 본인의 취향이 아니라 안보던 다른 장르도 찍먹하는 효과까지 챙길 수 있다....좋지 아니한가... 또 분명 떡밥관리를 잘하는 스토리와 흡입력이 있기에 자신있게 추천드린다.
p.s. 이건 작품 본질인 타임슬립/타임리프물에 대한 단상인데.... 과거를 건들이는 스토리는 보통은 두가지 양상으로 분류해왔는다. 하나는 영화 '나비효과'처럼, 과거의 작은 변화가 미래에는 겉잡을 수 없는 변화까지로 이어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처럼, 운명론적 관점으로 미래는 사실 이 과거회귀마저도 전제로 삼아서 벌어진 일로 보는 것이다. 개인적인 취향은 전자이나 스토리가 아무래도 너무 광활한 상상력을 필요로 하여... 기대하기 쉽지 않은 편이다. 선업튀는 어느쪽일까 매우 긴장하면서 봤으나, 결론적으로는 이 둘의 중간지점이 되는 것 같다. 변화하긴 하는 미래가 리프를 무용한 것으로 만들지 않으나, 변인을 한정해두어 통제불능의 스토리로 가는 건 막고 개연성을 챙기는데 선방하였다. (그렇다고 완벽한 개연성 기대할 정도까지는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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