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및 공연

[콘서트] 테일러 스위프트 - 디 에라스 투어, 런던 웸블리 ② (Taylor Swift - The ERAS Tour, 240816-20, Wembley Stadium, London, England) - 웸블리 스타디움 백서

Elir 2025. 7. 22. 02:39

 

▶ ②편 - 웸블리 스타디움 백서

•  웸블리 즐기기
•  좌석배치표
•  스탠딩 일지
•  안전관리

 

①편 - 영국 런던 콘서트 원정여행 준비

③편 - 공연 영상 및 후기

 

 아무래도 웸블리 스타디움 자체도 내 버킷리스트 였던터라 정리를 하다보니 하나의 골자가 나와버렸다.
세계 최고의 공연장으로서, 그 제반환경과 서비스가 공연을 보러 왕래하는 경험들 일체까지 전부 기대 이상으로 만들어주었음을 기억해두고 싶다. 물론 이 모든 게 에라스투어라서 가능했었던 것일수도 있음에는 유의가 필요하다...

 

Did you see 구만이천???

 


 웸블리 즐기기 

 

 처음 공연 가는 날 오후 즈음에 킹스크로스역에서 메트로폴리탄 라인을 탈 때부터, 이미 지하철의 절반은 스위프티임을 알아 볼 수 있었다. 다들 각양각색의 복장과 팔찌로 오늘이 특별한 날이라는 것 다들 앞다투어 뽐내고 있었다. 콘서트의 설렘임이 이 때부터 시작이었던 것 같다. 먼나라에 와있다는 자각도 잊고, 같은 마음의 사람들 한가득임에 동질감이 느끼면서 특별한 날에 대한 설레임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마침내, 당도


  •  올림픽 웨이 

 웸블리파크역에서 내려서 인파를 따라 승강장 위로 올라와보면, 가장 크게 뚫려있는 역의 정문이 보인다. 바로 웸블리스타디움으로 향하는 출구다. 출구 쪽으로 갈수록 정면에 웸블리스타디움의 구조물이 보이기 시작하며, 입구에 딱 나와서 섰을 때, 역에서 웸블리 스타디움까지 일직선으로 나 있는 올림픽 웨이 전경을 볼 수 있다. 이 역 입구가 높은 곳에 위치한 게 진짜 좋은 것 같다. 덕분에 보이는 위 사진같은 풍경이 수만명이 일제히 향하는 일직선의 도로는 그자체로 장관이고, 그 스케일에 아, 내가 이 문화의 성지에 왔구나하는 마음에 가슴이 웅장해진다.

저 멀리서부터 보이던 그 아치를 향해 가는 길

 

 약 800M 정도 되는 올림픽 웨이 양쪽으로는 이런저런 컨테이너 샵들이 많아 군것질거리와 음료수들 파는 곳이 대부분이라, 공연장 근처에서 식사해결을 염려했던 게 기우였다. 그리고 에라스투어 때는 이 컨테이너 샵들 중 상당수에서 공식 굿즈를 팔았는데, 굿즈줄에 대한 염려도 붙들어 매게 해준 정말 탁월한 서비스 였다고 생각한다. 굿즈에 욕심을 안낸 이유가 지나치게 일찍와야해서 여행 시간을 놓칠까봐 였는데 미리 알았다면 그런 걱정도 안했을 텐데 말이다. 역에서 오는 길에 본 이 컨테이너 굿즈샵들이 눈에 먼저 띄고, 사람들이 분산되어 줄서주니, 되려 때에 따라서는 웸블리 아레나 앞에 위치했던 메인 굿즈샵이 한적해 보이기도 하였다.

메인굿즈샵은 스타디움 바로 옆 여기 웸블리아레나 앞 광장에 있었다.


  •  BOX PARK 

 그리고 기대하지 않았던 잊지 못할 추억의 장소가 하나 있다. 올림픽웨이 올라가는 중 우측에 나오는 BOX PARK라는 곳이다. 올림픽웨이의 장엄함을 느끼고 두리번두리번하면서 길을 올라가던 도중 거진 클럽 사운드로 크게 테일러 노래가 울려퍼지는 곳이있었는데, 뭐하는 곳인지 가늠도 안가지만 그냥 용기조금 내어 홀린 듯이 들어갔었다. 소지품검사 살짝하고 들어선 공간은 COOL...... 온통 각양각색 스위프티들로 가득차서는 풀사운드로 울려퍼지는 테일러 노래들을 즐기고 떼창하는 정말 행복한 공간이었다. 중앙의 넓은 홀부터 각층의 난간전부에 찐찐 스위프티들만 가득들어차있고, 의상도 각양각색으로 거의 할로윈 축제 부럽지 않은 진정한 축제였다. 거진 한시간동안 왔다갔다하면서 공간을 헤어나오지 못하고, DJ가 틀어주는 노래를 만끽하고 주변의 사람들과 아이컨택하면서 실컷 부르다가 나왔다. 중간중간에는 관객들 장기자랑부터 애니그램 퀴즈이벤트까지 있었다.

 

 다가오는 콘서트를 예열시키는데 이만큼 훌륭한 장소가 또 있을까, '아 내가 진짜 원하던 새로운 세상에 왔구나'싶은 행복감이 깊은 곳에서부터 끓어올랐던 추억의 장소였다. 류를 비롯해 세계여러 음식들을 파는 본디 푸드코트 같은 곳으로, 콘서트가 열릴 때는 각 가수들의 컨셉으로 디제잉을 운영하는 것 같으니, 부디 가게된다면 꼭 다들 들려보면 좋을 것 같다. 근방에 테일러 테마의 전시회도 있었으나, 사람이 너무 많다해서 안갔었는데, 그 쪽에는 전혀 미련이 없다. 그냥 빠방한 음악이 끌어올려주는 다같이 즐기는 열기가 최고.


  •  주변 여건 

  웸블리스타디움 인근을 또 웸블리 파크라 그러길래 내가 본능적으로 우리나라 올림픽 공원을 생각하고서 일단 들어가면 먹는 곳 찾기도, 화장실도 멀고 지난할거라 짐작하고 나도 모르게 좀 각오와 준비를 하고갔었던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여기는 다른 영국의 드넓은 park들이랑은 완전 다르게 그냥 크고 작은 건물들 가득한 빌리지다. 올림픽웨이 바로 옆 블럭만가도 연남동 부럽지 않게 온갖 상가들이 많다. 스타디움 바로 옆에는 아예 쇼핑센터 아레나가 있어, 패션브랜드들까지 입점해있다. 아무튼 모든 도시인프라가 공연장 바로 옆에 있으니 걱정 마시고 가시길 바란다.

 

올림픽웨이 양쪽부터 콘크리트 타운


 놀랍고 재밌는건 웸블리스타디움 바로 옆은 아예 고층 멘션들이 즐비해있는 주택가라는 거다. 스탠딩 줄 기다릴때는 거기 테라스 나와서 일광욕하는 주민들이랑 손흔들어 인사도 했다.... 각종 월드클래스 콘서트부터 매주 축구경기까지 10만명이 모일때마다 소음 장난아닐텐데, 그걸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이 저기를 살겠지.... 사스가 문화선진국 이다. (우리나라는 공연때마다 주변 주민들 민원얘기 나오는거 생각하면^^....)

콘서트 다끝나고 가는 길에도 반짝반짝

  •   웸블리 스타디움과 내부 시설 

 가까이 와서는 스타디움 자체가 하도 커서, 내가 어디쯤인 구분도 잘 안간다. 상대적으로 위치감각을 유지시켜주는 유일한 구분점은 역시 대형 아치 구조물뿐인데, 그것도 사실 멀리볼 때나 잘보이고 예쁘지, 가까이 와서는 보이지도 않으니 아치의 양쪽 끝부문 다리기둥이 보이면 '아 내가 반대편에 왔구나~' 이정도만 자각하였던 것 같다. 그래도 아치가 저녁에는 형형색색 조명으로 컬러포인트를 주는게 나올때 보니 꽤나 예뻤다.

 

 첫날은 좌석의 특권인 여유를 즐기며, 공연 시작 전까지 주변을 배회하면서 벽화나, 계단 페인팅 등 웸블리라는 도시가 마련해준 듯한 소소한 이벤트들을 즐겼다. 그리고 스타디움 안으로 들어왔는데, 아 여기 진짜 축구장이었디... 싶게 먹거리 판매대들이 많다. 하도 많아서 매점별로 줄도 많지 않고 그저 쾌적하다. 다만,  중요한 건 맥주 한잔에 8.99파운드,  대충 13,000원이란거?^^(지금 환율로는 17,000원...) 뭐 우리나라도 애구장 맥주 값은 더러 높으니, 그래도 기념하는 차원에서 달달한 로제 맥주 작게 한잔 했었다. 본질적으로는 세계최고의 축구구장으로서 이름값에 걸맞게, 수만명을 위한 공간이라는 클라스로 좌석 입장하기 전까지 지나는 복도들도 아주 시원시원하게 어디 강당만한 넓찍하던 게 기억난다.

2층 복도인데도 너비가 어디 지하철역 너비 급

 

 사실 위의 올림픽 웨이와 웸블리 시설물들을 즐길 여유도 첫날 뿐이었다. 다른 날들은 큰 맘먹고 스탠딩을 끊어서 새벽런을 각오하였기 때문. 


 그리고 마침내 입장한 웸블리의 스케일이란..... 아래 영상으로 체감해보자

 

스탠딩에서는 볼 수 없는 전경

이건 Bad Blood 때 불쇼

 


 좌석배치표 

 

 에라스투어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의 좌석표는 다음과 같다. 두어달 매달린 모니터링 정성과 눈치싸움 끝에 스텁허브에서 Day 2에 1층 후방 90만, Day3에 General Admission(GA)구역 '우선입장' 130만, Day4에 Front Right 구역 '우선입장' 250만 이 정도로 매우 선방하여 확보했다. 다시 생각해도 각고의 노력 끝에 이룬 성공이다


 뒤늦게 스텁허브에서 구하려다 보니 최초의 공지들은 다 온데간데 없어서, 좌석 구분 개념 이해에도 애를 먹었다. 좌석이야 차이없고, 그라운드가 특이하다. 정리하자면 'General Admission'이라는 말은 소위 말하는 '선착순 입장'의 개념이다. 그라운드 후방 구역 이름자체를 GA라 정해놔서 덕분에 진짜 많이 헷갈렸는데 앞쪽 구역인 Front Standing Left/Right 구역 역시 입장 방식자체는 선착순 입장으로 동일했다.(그럼 뒤쪽도 위치기준으로 이름 붙여서 Backward Center? 뭐 이랬으면 되잖아...) 그리고 다른투어처럼 VIP티켓이 따로 있었는데, 스탠딩에서는 입장순서 구분으로 가격차등 메리트를 구현했다. 즉, 구역별로 VIP 티켓이 따로 있었고, '우선 입장' 기능이 있어서 입장시간 직전 15시 59분에 온 VIP티켓 소지자가 새벽 5시에 온 일반입장자보다 먼저 입장한다는 얘기다.
 

노줌샷 시야 비교 ❘ 108구역 후반(좌) / GA Standing구역 우선입장(중) / Front Standing Right구역 우선입장(우)


 역시 가장 큰 이슈사항은 바로...... 그라운드 전체의 "선착순 입장 스탠딩"이다. 처음에는 제대로 당황했다. 시간 다버리고, 압사사고 쉽상인 이 대책없는 선착순 스탠딩이... 동남아도 아니고 문화선진국 유럽에서??? 그것도 만명을 한구역에 넣는다고? 이걸보고서야 문득 BTS LA공연에서 일주일 전에 텐트 쳤다던 뉴스가 딱 떠오르고 이해가 가는거다. 그럼 테일러는 도대체 몇주 전부터 텐트를 치는 걸 바라는 건가 걱정이 한가득하고 좋은 자리를 포기하려 했었다.

그치만 결론은 노숙엔딩

 

 그런데 알아보니 기대했던 문화선진국으로 영국은  바로 스탠딩 문화에서 있었다. 안전을 지극히 챙기는 웸블리는 노숙하는 스탠딩을 허용치 않으며, 아침에 줄 서는 것만이 유효하다는 대문짝 공지를 여기저기 보았다. 내가 너무 아이돌판에서만 썩어있어서 기준점을 거기에 두고 일주일 텐트 노숙을 생각하고 있었는지....ㅎㅎ 이 걸 확인한 이후로 무조건 스탠딩 한 번은 가야한다는 결심이 섰었다. 무리없이 조금의 육체적인 노력을 곁들이는 것만으로 펜스를 잡을 수 있다니, 이게 천재일우의 기회아닌가. 구역표는 물량공급이 수만 장인데, 분명 체력적으로 쉬운 선택이 아니기에 수요는 한정적이기에, 결국 이 표는 아마 상대적으로 모든 에라스투어에서 전체에서 테일러와의 거리 대비 가성비가 가장 좋은 자리가 되었다. 왜냐하면 좌석제인 다른 어디의 1열이어도 스탠딩 5째줄정도 거리가 될거기 때문. 북미에서는 그라운드 좌석에서 앞열 위치의 암표구한다면 정말 거짓말 없이 1,000만원이 넘는단 말이다.

하지만 열매가 달디달기에 인내는 기억에서 잊혀졌다

 

 그리고 이왕 스탠딩 각오한 김에 에 앞으로는 가야겠으니, 새벽에 와도 중간밖에 못가는 일반입장은 너무 아쉬웠고, VIP 표의 우선입장 프리미엄이 +30~50만까지 내려오는 표가 나오기를 수시로 모니터링하면서 기다렸다가 공연 한달에서 3주 전쯤 바로 낚아챘던 것으로 기억한다.


 스탠딩 일지  

아, 새벽 출근하면 이런 한적한 웸블리도보고 조오타~


 스탠딩 첫날은 간보면서 미적미적 8시 너머 방을 나서서 도착하니 웸블리 앞에 딱 도착해서 줄선 시각이 9시 조금 넘어서 였다. 처음이라 불안한 것도 많았는데, 머리 팽팽돌리면서 눈치밥 챙겨서 생각보다 덜헤맸고 다행이라 생각한다. 덜렁 보이는 줄있어서 후다닥가서 섰다가, 일반입장줄인걸 눈치채고 앞으로 진격해서 층을 올라가니 탁 트인 곳에 우선입장줄이 따로 있었다. 이미 웸블리 직원들이 직접 구역정리는 시작하였던 시각이었기에, 사람들을 먼저 온 순서대로 적당히 블럭 단위로 구분해서 앉혀두고 있었다. 내 앞에 5블럭 정도 있어서 대충 300명 정도있었으려나, 9시 치고는 꽤나 선방이다 싶었다. 그리고 홀몸의 자유로움 메리트로 줄 재정비와 앉았다 일어서는 이동 타이밍마다 요리저리 진격기회 잘 노리니, 최종 입장 때는 대충 200번 초반대까지는 갔다.

요렇게 그라운드 입장하는 순간 찍어놓은 게 너무너무너무 잘했던거 같다. 아직도 꺼내보면 먹먹한 감동이 조금씩 올라온다.

 

 둘쨋날은 더더욱 소중한 프론트 스탠딩, 정말 인생을 건 기회라는 비장의 각오로 임했다. 전날의 경험을 삽분 이용하겠다고 정신 바짝차렸다. 우선 일찍와서 당도한 시간은 7시 45분경. 웸블리 직원이 와서 공식적인 라인 정리하기 이전이라, 팬들끼리 대충 알아서 번호 매기고 있었고, 83번째로 손등에 적어 넣었다.

100 이하의 기쁨

 

 이전 날에 비해 주변분들이랑 안면 잘 터놓은 덕분에 자리 굳히기 안정화 된 타이밍에는 대기구역 아예 빠져나와서 VIP 굿즈 수령 부스 찾아서 웸블리테두리를 한바퀴도 싹 돌고, 굿즈샵도 가서 여유롭게 굿즈도 사왔다. 어떤 타이밍에 좀좀따리 앞으로 진격할 수 있을지 감이 섰으니 또 슬금슬금 진격해서 실외줄에서는 50번 안까지 들어갔던 것 같은데..... 왠걸 한줄/두줄 서기 깨지고 실내입장하는 게이트수 맞춰서 5 줄 정도로 나뉘어서 설 때 줄을 잘못서서, 딱 내줄 앞에 있는 대학생 정도로 보이던 영국인 소녀무리가....입장 QR을 못찍고 헤매고 자빠진 덕에, 최종입장순서는 100번 뒤로 밀렸던 것 같다.(아 다시 생각해도 열받네) 정말...정말 모든 순간 정신차리고 판단 잘해야된다. 유념하세요 여러분ㅠㅜ.... 마지막에 입장했을 때는 중앙무대에서 조금 멀어져도... 펜스잡고서 있을까 고민했으나, 줄 같이 섰던 친구들이 친절히 챙겨 불러주는 덕에 앞쪽으로 가서 실질 2열 서는 것을 택했다. 그리고, 일말의 미련없이 그날은 정말 최.고.였다.

 

  •  대기환경 

 아침대기부터, 3시간 반짜리 공연까지.... 거진 15시간의 여정을 생각하면 제일 크게 각오한 건 역시 배변훈련....이었다. 일단 줄 선 이후로는 최대한 화장실 안갈 각오를 하기에 전날 저녁부터 가볍게 먹고, 아침/점심 포기하고 초코바로 때우며, 물이나 음료수도 최소화한다. 그리고 정말 공연구역 입장 후에는 15시부터 22시까지 7시간 동안은 정말 얄짤 없으니, 입장 전에는 가능한 타이밍에 화장실 최대한 챙겨간다. 이 생존급의 투쟁이 경악스럽다면, 부디 동행을 구하시는 걸로 하자... 선착순 스탠딩체제에서 만큼은 동행이란, 심심하지 않기 위한 인싸들의 사치가 아니라, 각박한 타지에서 전투의 동료가 필요해서 구하는 거였다.

내가 알던 오픈런 노숙이 아니야

 

 하지만 사실, 이 모든 각오와 염려들이 실현되지는 않았고, 웸블리는 정말 너무 좋은 문화공간이었다. 스탠딩 대기줄 바로 옆에 괜찮게 청결도가 관리되는(참고로 본인은 화장실 더러운게 싫어서 동남아 여행을 안가는 사람이다) 플라스틱 박스 화장실들이 수십개씩 있었고, 스태프들이 줄 정리를 챙겨주는 덕분에 앉아서 대기하는 동안은 자리 뺐길 염려는 없이 안심하고 화장실 들락날락 가능했다. 심지어는 3시에 그라운드 입장한 이후에 뒷번호분들 입장 중이라 앞자리 사람들은 주저앉아 대기하는 타이밍에도 주변 눈치보고  화장실 갔다가 다시 앞자리로 돌아오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다. 물론 사람들 다 헤치고 나갔다가, 헤치고 다시 원자리로 돌아오는 게 막 쉬운 일은 아니니 권장하지는 않으니, 7시간은 화장실 금지는 당연한 걸로 각오하자

이 인간 숲에 갇힌 뒤는 끝이니까


  •  유쾌한 직원들 

 웸블리 스태프들이 이 줄관리를 확실하게 정리하고 지켜주던 게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행복한 콘서트를 완성시켜 준 최고의 포인트였다고 생각한다. 자리잡은 이후엔 대기하던 사람들 다들 안심하고 평안히 여유를 즐기는 분위기였다. 팔찌 교환과 가사 외울 겸 떼창은 기본이고, 일광욕을 하고, 나가서 밥도 먹고오고, 우정팔찌 공장을 차리고, 흰 티셔츠에 롤링 페이퍼를 받고 다니는 사람들부터, 드코로 패션쇼를 하는 사람 등등 다들 각양각색으로 대기시간을 즐겼다.

심지어 저기보이는 저 푸드트럭들도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

 

 특히나 첫날 줄설 때는 유쾌한 스태프들이 있던 게 기억나는데, 정말 인상 좋으시고 깔끔하게 소리치면 안내하시는 아주머니 스태프분이 있어 제일 먼저 우정팔찌도 선물로 드렸었었다. 그러다가 왠 카트를 수준급으로 드라이빙하면서 한 콧수염아저씨가 등장했는데, 직원분들이 "소개합니다~! 우리의 보스 ~~씨입니다. 오늘은 몇개의 팔찌를 수거해가시는 볼까요?" 이러고 노시는 등 쇼맨십까지 장난 아니어서 정말 한참을 유쾌하게 웃었었다.

돌판에서 구르던 몸은 아직도 이 환대가 낯설다

 

 에라스투어는 이처럼 스탠딩 대기조차 너무나 평안하고 좋은 경험이었지만... 역시나 공연 by 공연. 테일러 팬층은 원초적인 욕심에 눈 먼 극성 팬은 아니라, 사람들끼리 부대끼면서 트러블 생길 일도 없었던 것도 내가 누린 평화의 중요한 전제조건이었던 듯 하다. 지인 한 분이 몇 달 뒤에 있던 엔시티드림 투어를 위해 웸블리 아레나를 왔었는데, 스태프한테서는 인종차별을 받고, 언제나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 중국인 언니들의 꺵판^^까지 아주 이중고를 겪고 갔다고...


  •  주변사람들과 친해지기가 중요! 

 앞서도 언급했지만, 스탠딩 줄 대기할 때는 주변분들과 안면을 터놓는게 매우매우 중요함을 느꼈었기에 모두에게 재차 강조하고 싶다. 본인은 고고한 I 로서 혼자 노는데 자신있다고 갔었으나, 용기를 내어 주변과 안면을 터두었음에서 도움을 꽤나 받았기 때문이다. 뭣보다 에라스투어는 70개 넘게 들고갔던 우정팔찌 완판하겠다는 좋은 구실도 있어서, 왕년의 E 에너지를 부활시키키고 좀좀따리 영어를 나눌 수 있었다.

스탠딩러들끼리 양손 가득 팔찌 교환

 

  참 놀랍지만 절실하게 실감한게, 아주 작게나마 나눈 대화와 웃음들이 소소한 친분이 되어 서로를 배려하고 지켜주는 힘이 된다. 한 번은, 잠깐 화장실 갔다왔을 때, 내가 구역에서 나가는 걸 못봤던 스태프가, 다시 줄에 들어가려는 나를 보고 여기 줄에 있던 사람 맞냐고 추궁해서 당황했던 해프닝이 있었는데, 그 때 내 앞에 있던 친구들이 그 사람 맞다고 멀찍이서 큰소리로 불러주면서 인증을 해줘서 해결되었던 감사한 일도 있었다.

마지막날 함께한 남미친구들이 들고온 이 풍선이 진짜 아직까지 웃음벨

 

 첫날에 저런 일들을 겪고나니, 경험적인 교훈으로라도 둘쨋날은 주변사람들과 더 어울릴 동기부여가 확실히 생겼었다. 그래도 꼭두 아침에 나왔으니 체력아끼고 조금이라도 잠이나 잘 타이밍을 꿈꿨었는데, 이 날은 같은 구역에 한국인분이 있어 즉석으로 동행으로 뭉쳤던데다가, 주변에 남미에서 온 친구들 무리와 대만 유학생 두분까지 왁자지껄 친구들분까지 친분이 생겨서 잠은....전혀 못잤다. 아임 써티~! 하고 늙은이임을 어필하면서 스리슬쩍 빠지려해도 얼마못가 결국은 실패하고, 오만가지 손짓발짓 되도 않는 영어 하다보니 시간 너어무 잘갔다 정말... 유쾌한 친구들과 함꼐한 추억이 투어의 기억을 더더욱 잊지 못할 추억으로 만들어 준 건 확실하다. 아직도 인스타서 간간히들 엿보이는데, 그 때 사진이라도 같이 찍을 걸 그랬다 아쉽다ㅠㅜ 

 


 안전관리 

 그리고 가장 핵심적인 웸블리의 감동은 역시 대규모 행사가 익숙한 문화국의 '안전' 영역이다. 

  •  인력 

 오고가며 많이 느낀 점은 이 쪽은 정말 인력 동원에 아낌이 없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어디 예를 쳐보자, KSPO돔이든 올림픽홀이든 행사를 할 때 우리가 체조경기장 소속의 직원을 본 적이 있는가? 연마다 20번을 넘게 공연을 가지만 한번도 본적이 었다. 때문에 곱씹어 볼수록 웸블리 소속 스태프들의 존재와 그들 보여주는 행사 전반에 걸쳐 매끄럽게 만드는 노련함, 그리고 그로 인한 여유가 정말 부러웠다. 물론 한국과 다름 없이 안전요원과 일일알바 스태프들도 다 있다. 그것도 공연장 규모가 큰것을 감안하더라도, 한국의 n 배로 있었다.

입구로 올라가기 전부터 도우미들이 한가득

 

 중간 집합교육이었는지 이들이 집결해있는 걸 본 적이 있는데, 족히 수백명되어 보이는게 장관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인원자체가 많은게, 허덕이면서 뛰어다니는 사람없이도 운영진도 여유 있는 마음으로 행사가 운영될 수 있게 끔 하여 결과적으로 모두의 기억에 행복한 공연으로 남게 만들 수 있는 큰 요인이 되는거 아닌가 싶었다. 한정된 인력으로 인간 통제에 강박만 있어서 고래고래 소리치는 스태프들만 기억나는 우리나라 공연 기억에 비하면 대조되어서 말이다.

주황조끼 수를 세어보아요. 안쪽 분들은 더 노련한 느낌이 들었다.

 

 공연 시작도 전에 누가 음료수 엎질렀던 걸 얘기하면 순식간에 금방와서 클리어해주고, 친절하게 문의대응해주거나, 과한 터치 없이 발빠르게 대처하고... 정말 그냥 서비스가 좋았다. 사람들이 또 우정팔찌 선물해주고 가니, 갈수록 스태프들 손에 팔찌가 많이지는 것도 웃겼다. 공연 하이라이트때는 이 스태프들까지 같이 신나있던 분위기까지 분위기와 어우러지는 좋은 광경이었다. 여담으로 첫째 날 우리 구역에 안전 스태프가 잘생겨서 사람들이 유독 꽤나 말을 잘 들었던 것도 기억난다. 아 심지어, 에라스투어는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특별석과 수화 스태프도 있었다.

정말 콘서트란 수없이 사소한 많은 힘이 뒷받쳐주어야 완성되는 것


  •  귀갓길 

보이는 모든 것이 사람 머리이다

 

 그리고 9만 2천명이 동시에 풀려나오는 콘서트 끝나고 귀갓길. 이 것마저 기억에 남는 장관이었다. 좌석이었던 첫 날은 그나마 발빨리 움직여서 20분만에 지하철로 왔고, 경찰들이 웹블리파크역 진입 인원수를 조절하기 위해 인간 바리케이드를 쌓는 장관을 눈앞에서 볼수 있었다. 첫 커트 당하기 전에 거진 마지막 인원으로 벽쳐지기 전에 통과했고, 뒤돌아보니 아래 사진과 같은 보기 힘든 장관이 있었다.

웸블리파크역 진입 인원수 통제하는 인간 바리케이드

 

 이 첫날만 발빠르게 움직여서 23시 전에 킹스크로스역으로 돌아올 수 있었지, 스탠딩 앞이었던 다른 날들은 지하철을 탄게 24시 넘어서이니 집에 온건 1시 다되어서였다. 물론 막차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귀갓길 커버할만한 특별 증차분까지 다 운행하니까. 다만 몇시든  킹스크로스역에 돌아와도 남은 식당이 편의점이나 맥도날드 밖에 없어서 3일 내내 맥도날드 맛나게 먹었다는 거......

 

 인간의 틈바구니에서 두세시간이 쉬운일은 아니지만, 그렇게 서럽진 않았다. 그냥 주변 사람들 구경하는 맛도 있고, 그날 찍은거도 다시보기도 하고..... 무엇보다 함꼐 즐긴 사람들의 흥이 어딜가지 않아서 심심찮게 어디선가의 스피커 소리가 기폭제로 떼창도 하고 그런다.

 

Love Story 한곡 뽑으셨을게요~

 

 그리고 이 대중이 경찰들의 수고를 감사하기를 넘어 귀여워하기 시작했다...

경찰아저씨 좀 귀여우심

 



 쓰다보니 일년 다되어가는 기억인데 뭐이래 할말이 많았나 싶은데, 결론은...

 


웸블리 스타디움은 그 명성에 걸맞는, 기대하던만큼 성숙한 공연문화와 인프라가 있는 성지였다.
공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가보시는 걸 추천한다.

 

 

올 해도 블랙핑크 투어가 잡혀있던데, 혹시라도 보신다면 도움되는 기록으로 남길 바란다.
 
그리고 이제 다음편부터 진짜 에라스투어 이야기로 돌아가보자....일단 예열하고....

카르마는 사랑입니다. 불꽃놀이까지 스케일이 담기는 엔딩은 좌석의 특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