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무대/연출 및 셋리스트
잠실드림쇼는 지금와서 보면 시간이 갈수록 재평가하는 성의있는 갓 콘서트이다.
모두의 의지로 만든 웰메이드
우선, 유투브에 잠실콘서트 비하인드(DREAM SKETCH) 3편을 보면 엿보이듯이, 충분한 준비로 만들어졌다. 마지막에 애들이 준비에 매진한 것만해도 최소 3개월이니, 관계자와 스태프 분들의 기획은 훨씬 장기간일 것이다. 자꾸 작년부터는 활동기 끝나고, 콘서트 매진 하나 싶을 순간에 온갖 프로모 스케줄이 많아서.... 준비기간 충분한 거 맞나하고 불안불안한 자주 보는 게 좋으면서도 퀄리티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때문에 코로나라는 강제적인 다른 활동 제약 + 고척 취소로 연장까지 되었던 잠실드림쇼의 탄탄한 준비기간 갈수록 다시 없을 기회로 보인다.
그리고 드림이들 독기가 정말 미.쳤.었.다. 이 것도 잠실드림쇼가 더 이상 재현되지 못할 찰나의 클라이막스로 남아버린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다. 러닝타임 3시간이 넘게 악을 써서 노래하고 춤춘다. 메들리를 한 곡으로 치더라도 무대 30곡을 소화했다. 이게 진짜 빡샌 안무 소화하면서 노래를 해야하는 아이돌 콘서트라는 걸 잊으면 안된다.... 안무도 너무 거칠고 힘들어 보여서 그냥 AR에 맡기지 싶을 때마다, 내질러 주어서 어디가 립싱크일지 의심 다 접고 경외심만 들었었다.
나중에 천러가 언급도 했었다. 다시는 이렇게 못할 것 같다고, 정말 죽을 거 같은 한계에서 하나만 더, 하나만 더, 한계를 늘려가고, 무대내려가면 산소호흡기 달고 숨 보채고 있었다고... 여유라곤 없어보이고, 막판까지 가서는 쥐어짜면서 정말 모든 힘을 다하는 아티스트를 보면, 팬들도 그냥 그저 그 순간에 몰입하고 즐길 수 밖에 없다. 정말 다른 딴 생각이 전혀들지 않았다. 아티스트도 너무나 욕심껏 해내고 싶었고, 그게 다 전달되어 팬들도 온전히 느끼고 갔던 꿈의 무대였다.
잠실벌 전체로 쭉뻗은 무대 구조
또, 갈수록 재평가하는 건 돌출 무대 구조이다. 세갈래로 뻗은 돌출구조는 당시에 부를 떄는 2시방향, 5시 방향, 8시 방향으로 칭했는데, 시계에 대응하면 8시 25분(데뷔일 : 8월 25일) 7초(7 Dream)로 해석된다. 이런 디테일한 의미부여가 팬들에게는 감동 너무 심한데...ㅠㅜ 정말 감독과 연출 만나서 절 한번 드려야 한다.... 플로어 전체적으로 뻗은 이 돌출을 많이 활용하고 골고루 돌아다니는 덕에 플로어 어느 자리를 가던지 너무 예쁘고 멋지고 즐거운 모습들을 가까이서 담을 수 있었다. 여기에 토롯코 있지, 돌돌출로 천장 객석 향해 가지... 가서 오르골, Fire Alarm, Diggity를 말아주지... (돌아오는 토롯코 EDM 메들리는 살짝 애매하긴 하지만....) 그래도 본무대에서 머나먼 좌석이더라도 위로받기에 충분했다.\
VCR
드림쇼2는 VCR도 또렷하게 기억에 남는 것들이 많다.(그냥 공연을 6번도 넘게 본 탓이 아니고?ㅎ...) 시작할 때부터 호버보드, 페이퍼카, 제복, 펜싱, 오만가지 드림의 역사 상징물을 다 박아넣은 VCR로 도핑 맥스를 찍어주고 시작한다. 물론 원탑은 새데드 전에 미니카 뮤직비디오......진짜 착장, 컨셉, 귀여운 척까지 모든게 완벽했다... 이게 공개되어야 하는게 정말.... 2픽은 지성이 놀리는 예능으로 찍은 VCR. 너무 코믹하게 대사 잘썼고, 멤버들 박사님 가운입고 안경 쓴 게 너무 예뻣었다. 이 떄 마크 셀포가 굿즈로 떴을 때 진짜 눈 희벅득뜨고 질렀었다.... 이 투톱들이 착장 너무 예쁘게 나왔어서.... 트레카고, 셀포 꽤 팔기도 했지만...부족하다...더 내놓아야 한다 진짜ㅠㅜㅠ...
전설의 컨패티 대란
그리고 잠실드림쇼 하면 빼먹으면 안될 기억이 있는데... 객석에 퍼부은 컨페티 종이에 멤버들 손글씨를 프린팅 해넣었다는 것이다. 허공에 흩뿌리는 일회용 쓰레기 종이쪼가리들이 필사적으로 챙겨야 할 굿즈로 탈바꿈하는 기적이 일어났다. 여러분 친환경이란 이런 것입니다...... 객석에 진짜 한 점도 남지 않았어요. 첫째날에는 경황이 없어서 다들 인지를 못했는데.... 뭣이 중한지 알고서 온 둘쨋날에는 객석으로 떨어진 건 못잡은 사람들이 공연 끝나고 펜스에 매달려서 펜스 안에 있는거 잡으려고 용쓰니, 안에서 정리하던 스태프분들 중 몇 분은 한웅큼씩 퍼다가 전달해 주시고...진풍경이었다 진짜. 용기있는 자들은 보안요원들 없는 틈에 펜스 넘어가서 주섬주섬해오고... 우리 지인 파티도 진짜 절박하게 어떻게든 쓸어 담아와서 나누 던 기억이 생생하다. 또 Saterday Drip 때도 가사 맞춰서 달러 컨페티를 뿜었는데... 이 것도 꽤나 예뻐서 평생 간직할 기념품으로 모셔두고 있다.
셋리스트
염원하던 이벤트 노래들
엔시티드림이 유독 그런가.... 일반적인 본인들의 정규/미니/싱글 활동 앨범이 아닌 프로젝트성 앨범이나, 보물인 곡들이 많다. 앞글에서 이야기한 Trigger the Fever(후에 미니1집에 들어가긴 함)나, Firefly도 그런 싱글이었고... 또 대표적인 게 NCT전체 앨범에 수록된 'Dreaming'과 '무대로(Déjà Vu; 舞代路)'이다. 무려 이걸 연달아서 말아주었다,
Dreaming | 콘서트에서 만의 임팩트는 Dreaming이 더 컸다. 첫 멘트타임 이후 첫곡인데, 다같이 잠드는 듯이 있다가 나재민 홀로 일어나서 살인미소를... ㅁㅊ.... 그냥 욕을 안할 수가 없어...아름다워서.... 그리고 돌출 사방팔방으로 퍼져서 무대를 한다. 트랙비디오 때는 몰랐는데 드리밍 안무가 완급 조절이 대박이고, 웨이브가 많은 우아한 안무라서 실제로 볼 때 정말,정말 멋지다. 기억에 남는 건 런쥔, 천러, 제노....
무대로(Déjà Vu; 舞代路) | 무대로야 워낙 신나고 멋진 곡이고, 안무도 있었던 곡이니 그냥 반갑고 좋았다. 곡의 피크포인트는 역시 단 하나 있는 멤버-made 응원법인 '내이름을 불러줘~' "종천러!" 화답하는 거랑 하이라이트에서 다같이 맞춰서 높이 제자리 점프하는 거. 쾌감 최고다.
연출 하이라이트 무대
리노상과 김보람 연출가님 두분이 공동연출...인데, 비하인드에서 비춰주시는 것 보다 느낀 건, 강렬하고 도파민 치솟는 퍼포먼스와 무대들은 리노상이 몫이고, 엔시티드림만의 스토리텔링과 팬감성을 자극하던 연출들은 김보람 연출가님의 주특기가 아니었다 싶다.
첫사랑 4부작 | 드림쇼의 시그니처급이 아닐까 싶다. 마지막첫사랑(My First and Last) - 사랑이 좀 어려워 (Bye My First...) - 사랑은 또다시 (Love Again) - 마지막 인사 (To My First) 무려 4개의 앨범에서 이어지는 드림의 스토리텔링 노래들이다. 내가 좋아하는 곡들인지...여부는 별개로ㅎㅎ 그냥 맥락 자체가 대박하니까... 콘서트를 한다고 하면, 이 4개가 한데 엮어 나올 것을 언제나 꿈꿨는데, 정말 기대 이상으로 공들여서 뮤지컬 같은 전개로 풀어냈다. 생각치도 않은 애기들 연기....도 잘봤고....ㅎㅎ 어릴 때 모습 재현하는 댄서분들부터, 타워무대장치, 백디스플레이, 수백개의 풍선날려보내기까지 정말 엄청난 공을 들여서 완성된 무대들이었다. 다시 없을 특별함이다.
Quiet Down | ......하....어떻게 그 멋있던 콰다를 이렇게 만들지. 첫공 끝나고 모두의 입에서 콰다...콰다...만 기억에 남고, 부르짖는 욕 밖에 안나왔다..... 대체 누가.... 상자에 애기들을 가두고.... 퇴폐적인 페어안무를 시키나..... 누구긴 누구야 리노상이지.(유구한 역사를 들어보니, 동방신기때부터 가뒀었다고...) 이 험한 세상에 나오는게 두려운 무대였다....그리고 얼굴을 가리고 손가락 틈으로 다 보고 있을...ㅎ....
신기한 건 페어별로 매력이 천차만별이었던 거. 제노-해찬이 페어가 상징적으로 짤은 제일 많이돌아다니는데, 아무래도 제노의 코어와... 대범함, 그리고 해찬이의 표정연기 탓인 듯... 마크-런쥔이 쪽은 이마크 섹시함과 진짜 억울해 보이는 런쥔이의 표현.... 재민-천러-지성 쪽은 3인으로 더 알찬 느낌까지....(조합짤 때 의도적으로 메인 CP는 분리시킨거 아닌가 싶은 합리적 의심이 있다.....는 그냥 나이 순일 수도)
2집 수록곡들의 홈런
개인적으로는 엔드림은 1집 앨범이 너무너무너무나 명반이라 사랑하고, 2집은 그거에 비하면 약하다 생각했었는데, 콘서트 때 분위기 한껏 끌어올리면서 제대로 히트친 곡들이 많았다.
Better Than Gold | 앨범에서 듣기에는 생각보다 뽕짝같아서 쏘쏘했는데, 무대로 보면 해피해피한 느낌과 애들이 즐기는 게 눈에 보여서 많이 사랑스럽다. 그리고 해찬이 따라하기 안무구간이 진짜 매 회차마다 달라지는 킬포.... 첫 공때는 무려 태일's 버터플라이였다고.... 언제나 맏형 사랑 감사합니다 해찬군 (지나가던 탤프 曰)
Saterday Drip | 힙합을 좋아하지 않는 고로 랩유닛의 곡은 예의상 정주행으로 들어왔는데..... 세상에 힙합 너무 좋잖아???(는 그냥 엔시티가 좋은 거었다고 한다.) 안무 짜온 것도 너무 멋있는, 애기들 가오가 살아있는 무대들이었다. 피크 쳐올라갈 때는 그냥 정줄 놓고 신나서 뛰게 되는 맛이 힙합의 맛이더라.
이외에도 Fire Alarm도 분위기 띄우는데 큰 몫들 했고, 별밤은 첫공연 마지막에 너무 아름답게 뽑았고.... 이제 미니카....라이브 보는 것만 소원으로 남았다...
물론 이 콘서트의 최고로 집는 점은 앞 게시글에서 언급한 엔시티드림 서사를 부각시켜 준 4곡들 (Hello Future, Trigger the Fever, Dear DREAM, Rainbow)이었다. 이외에도 보컬인증 곡들인 Sorry Heart랑 Irreplaceable은 귀호강 제대로 했고, 언제 들어도 좋은 고래나 오르골 노래들도 항상처럼 좋았고, 그냥 언제나 좋아서 콘서트만의 추억으로 강하게 인상이 안들 정도인 거 같다.
살짝 아쉬웠던 건, 메들리 세션이 두번 있었는데.... 많은 곡을넣어주려는 노력같아서 고마웠지만, 사실 개별곡들이 너무 좋아서.... 아쉬움이 더 컸다.... 특히 ANL 풀곡 못해서 브릿지가 날라간건 눈물났다(다행히 앙콘 때 해줌...) 또, Ridin', GO, BOOM은 안무도 있는 곡들이라 아쉬운데다가... EDM편곡은 드림팬들이 기대하는 지점은 아니었던 듯하고(127콘이면 나이나 감성이 맞는거 같아 괜찮던데...)
그리고 진짜 이 콘서트 하이라이트 두곡은......
맛(Hot Sauce) | 이젠 에스엠의 안목이라고 인정을 해야되나.... 뭔가 머글들에게 내놓기 살짝 부끄럽지만 신나는 타이틀곡들이 콘서트에서 했을 때 팬들을 정말 돌아버리게 만드는 그런 레퍼토리가 있는 것 같다....타가수 대표적인 사례가 레드벨벳 짐살라빔에, 에스파 걸스같은건데... 엔드림은 맛이 그러했다. 마지막곡(앵콜미포함 시)으로 뽑아서 너무나도 신나는 분위기를 뽑고, 불을 콸콸 뽑으면서 폭죽 쇼로 말미를 때리는게 진짜 장관이다.... 그래 이 대규모 폭죽쇼!!!! 야외공연장만의 특권이다. 고척이었으면 못했을!!!
Beatbox | 그리고...영원히 사랑할 나의 비트박스. 정말 행복한 노래인데, 너무 행복해서 콘서트에서 볼 때마다 쳐울고 있다. 심지어 애들 등장은 점프 쇼까지하면서 천진난만 행복하게 등장하는데... 후렴 넘어올 때마다 노래가 너무 좋고, 그냥 언제고 이 노래만 나오면 만들어지는 청춘의 분위기가 행복해서 눈물이 난다..... 그냥 눈물 나느 횟수만따지면 비트박스가 트더피 보다 많을 지경..... 비트박스는 그냥 너무 사랑하는 노래다. 너무 완벽한 노래고..... We Young이랑 Beatbox, 내가 사랑하는 드림의 투톱이다... 영원하자....
각별한 추억으로, 끝나고 잠실 바닥에 주저 앉아서 자정 넘길 때까지 떠들다가 갔던 게 기억이 난다. 회사동료, 친구의 친구들 긁어 모인 6명 덕메이트 파티가 입으로는 '집어떻게 가지...' 하면서 기어이 야구장 쪽에서 집결했었다. 그리고 서로 수거해온 컨패티 정리한다고 주저 앉았다가, 도무지 가시질 않고 소화 안되는 벅참과 여운을 끊임없이 풀어내느라 자정 가까이까지 집을 안갔다 진짜... 너무 행복한 추억....
안녕 드림쇼2... 사실 언제쓰지 하면 살다가 2년이 다되어가는 지금에서야 후기를 꺼내어 쓴 건... 다름아니라 내일이면 드림쇼3를 가기 때문이다. 뭔가 이제는 이 추억을 매듭짓긴 해야겠다는 생각이 크게 생긴 계기가 되어 마음의 숙제를 마침내 끝낼 수 있었다. 사실 잠실 드림쇼가.... 정말 너무 각고의 기다림 끝이 성사되었기 때문에... 그때 느낀 정말 감정적인 폭주의 경험을 살명서 다시 겪을 이이 과연 있을까 싶다. 사실 다음 편을 하나 더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드림쇼2는 이후에도 오사카가서도 보고....앙콘도 봤는데.... 분명 좋긴했지만 결코 잠실만큼은 못되었다. 그래서 드림쇼3는 살짝 불안했었는데, 오늘 첫공 보고 온 지인들 반응보니 걱정할 필요 없이 도파민 덩어리에 너무 즐거웠다더라 다행이다. 마음 한켠에 고이접어두는 추억으로 간직하고 새로운 도파민을 맞이하러 갈수 있겠다 이제.... 고맙다. 엔시티드림. 이런 마음과 행복을 알게 해줘서. 그리고... 영원하자 7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