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만화, 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TVA (My Hero Academia 2016~, 시즌1~6) 후기

Elir 2023. 6. 25. 12:21

(2번째 정주행이라고 만만하게 틀었다가 2주 동안 매여서 펑펑울었던 건에 대하여...)

 

왕도물도 시대에 맞게 진화하더라

각별히 애정한다 바쿠고, 평생 미도리야 뒷바라지 하면서 행복찾자ㅎㅎ

 

This is for...

왕도물+학원물+이능력배틀물 보편타당한 만인의 취향
다만, 차별화 요소로 부가되는
단순치 않은 사회상 한스푼, 비범/평범을 오가는 다양한 캐릭터상 두스푼, 그리고 돌아버릴 관계성 한사발ㅎㅎ

팬아트가 더 이쁜게 많....


  +  포인트

+ 왕도물&학원물&이능력배틀물의 실패하기힘든 장르의 복합체
+ 차별화를 꾀하는 클리셰부수기와 상상력들
+ 20명 넘는 인원을 막판까지 챙겨가는 노력


-  포인트

- 굳이?싶은 미국찬양 한가득
- 트리거 : 성추행개그, 학교폭력, 가정폭력
- 챙기는게 많다는 것 = 분산도 크다는 것


시즌별 평가

 시즌 (TVA) 별점 & point
1기
(2016)

4화만으로 눈물 쏙 빼면서 시작. 
2기
(2017)
★★★☆
차분한 성장기 빌드업
3기
(2018)

모두를 오열시키는 작품의 터닝포인트. 원작 볼때 애니화로 보고싶던 1순위.
4기
(2019)

에리를 찾아서......
5기
(2021)
★★★☆
쉬어가는 타이밍. 학원물의 복귀
6기
(2022)

본격 스케일 확장. 전투물의 정점. 터지는 복선들.

 


불패의 왕도물, 그러나 충분한 차별화 요인

왕도물 집합체, 소년점프 주인공들 = 다아는 얼굴들....

 유유백서, 드래곤볼, 원나블 등을 잇는 소년 점프의 왕도물 간판작이다. 장르 자체가 모두를 위한 '정직한 장르'이니만큼  대표적인 특징은 그대로 가져간다. 정의로운 대가리 꽃밭의 주인공, 극적 서사와 눈물 쏙빼기, 도덕성에 기인하는 금제 기타등등.... 그래서 사실 처음에 막 손이 가진 않았다. 더불어 이능력배틀물도 여태 얼마나 많이 봤는데 이거라고 뭐 색다르겠어 싶었다. 그럼에도 손댔던 건, 한 5년 전 쯤 동인계 시류가 히로아카로 너무 불탔던 탓이었다. 대세는 알아야지...

 기대가 큰 건 아니었지만 그래서 역시 왕도물이 좋은것도 있었다. 몇살인데 또 울겠어...하고 보다가 또 오열하는 그런 장르다. 시즌1에서 미도리야 입학하는 건 몇번을 알고 봐도 울고 앉아있다. 시즌3는 올마이트의 '다음은 너다.', 시즌4는 에리 구출씬, 시즌5는 토도로키家 얘기, 시즌6는 무려 우라라카가 오열을 선사해줬고....사실 시즌2 빼면 다 울었던 것 같다.


 그리고 또 클리셰 부수기 고민을 많이했는지, 기억에 남는 식상함 타파 포인트들이 있어서 놀라며 봤다. 몇가지 뽑으면...

  • 미도리야 어머니나 지옥의 토도로키가에서 보이는 현실감 있는 심리적 문제 제기
  • 타락하지 않는 라이벌
  • 끝까지 남아 자신의 역할을 찾아내는 이빨빠진 스승
  • 생각보다는 변변찮은 주인공의 추가 능력

 


막판까지 지켜내는 학원물 특성


   1.  커리큘럼 포맷

 학기 중 커리 운영과 시험, 방학을 활용한 인턴실습, 학급과 담임제 등등... 학원물이라면 당연히 와야할 기숙사, 축제에피소드까지 알뜰살뜰 챙겨맨다. 특히 학원제 에피소드는 중후반부에 진중한 분위기에 다와서도 "아 이거 사실학원물이었지..."라고 생각나게 잘 챙겨놨다.
 사실 왕도물이 학원물까지 차용하면 결국엔 이 커리큘럼이 망가지는 게 거의 당연지사인지라.... 걱정되고 기대부여를 많이 안했는데, 최종결전 직전까지 지켜내고, 얼렁뚱땅 뭉개진 않아서 마음에 들었다(물론 기어이 2학년은 못볼거 같은 건 좀 슬프지만ㅎ)


    2. 신분과 행동제약

 히로아카는 생각보다 어른들이 어른으로써 책임감을 보이려는 면모들을 잘 보이고, 학생은 학생으로 두려는 베이스에 신경쓴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히어로 면허라는 제도와 학교선생의 지위에 있는 어른들이 어우러져 나온 결과물 같은데, 무리하는 주인공에 대해 학생 안전 문제와 징계 가능성 등을 부여하고, 더나아가 학급학우들이 이런걸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고 대가리꽃밭을 말린다. 개인적으론 진화된 스토리 면모가 아닌가 싶었던게, 어릴 때 봤던 만화들에서 세상을 구하는 영웅들이 초•중학생인 것을 보면 그 많은 어른들은 뭐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카드캡터체리, 가히리, 어디 한둘인가..,)
 뭐 그래도 주인공은 주인공이니까! 결국은 최종결전에서 세상이 파탄나고 주인공이 세계관 최강자로 점점 바톤이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6기 와서도 으른들(프로히어로들)을 더 강조한 면이 있다.

 
   3, 포기하지 않고 챙기는 한 명 한 명의 Classmate 

미도리야네 1-A반이 무려 20명인데, 전원의 개성과 캐릭터성을 부여하고 챙겨간다. 이 중 거의 90%는 스토리 기여한 바가 바로 기억 날 정도로 캐릭터들을 잘 챙겨가는 건 대단한 점이라 생각한다. 덕분에 굿즈들도 최애 아니면 전체 캐릭터 샷이 되려 예뻐보여 눈이 가는 편이다. 고교 데뷔한 미도리야에게 생긴 친구들이, 동일선에서 다함께 가려하는게 주는 감동이랄까...... 옆반이랑 신소랑 선배들 더하면 학생만 44명인데..... 챙겨가는 캐릭터 수를 비교하면 하이큐랑 겨뤄볼만 할 듯 하다.

1학년 A반 + 신소

 


짙은 미색(America Color)


   1. 그림체

  대세 만화로 뜬 건 오래전부터 주목했으나, 오랜기간 손을 못댔던 주된 이유가 바로 이 미국만화 같은 그림체다. 지극히 개취로 미국 만화 그림체 별로 안좋아해서, 마블이고 디씨고 손댈 생각도 안해왔다. 지금은 익숙해진 거 같지만, '히어로 코스튬' 입고 있으면 너무 쫄쫄이에 투박해보이는 장비까지 더해서 너무 미국만화 같았고.... 특히 올마이트는 존재 그 잡채가 미국이라..... 그냥 좋다나쁘다할건 없지만 아무튼 작화취향이 많은 분들에게 허들이 되는 건 분명하다.

처음 봤을 때 기겁....일본만화 맞니....


   2. 사회 묘사

 그림 뿐만 아니라, 사실 내용면에서도 많은 영향을 받은게 눈에 띈다. 처음엔 체계적인 사회를 그려보려는 상상력이 참신하다 생각했던거 같은데, 생각해보니 이 점도 어벤저스 영화 등에서도 보이는 대표적인 미국 히어로물의 요소였다.

  #히어로의 전문직업 제도화
 법의 테두리 안에서 히어로를 관리가능한 제도화시킨다. 주로 경찰을 대신하여 치안을 담당하는 게 보통. 다만, 히로아카에선 추가적으로 연예인을 대체하는 요소도 묘사된다. 그리고 이 점이 복잡한 이슈가 되어 갖은 문제이 시작 되고......
  #여론
 사회제도 안에 편입된 히어로는 사실 너무너무 눈에 띄이는 사회요소가 된다. 때문에 이를 둘러싼 여론이 주요한 고려 요인이 되는데, 힘이 될 수 도 있고, 심각한 적수가 될 수도 있다. 
  #자유주의 사상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들은 자유를 갖기에, 단순히 착한 놈, 나쁜 놈이 아닌 다양한 가치관이 출몰한다. 또한 뒤에 와서는 개인들이 히어로를 따르는 건, 그게 합리적이라고 판단될 때(사회적으로 인정될 때)만이란 게 에피소드 하나의 내용이 되기도 했다. 당연하다 생각하면서도 동양권 사회에서는 기저에 깔려있다고 보기 힘든 요소라 생각하기에 놀랐다... 그리고 이게 생각보다 주요한 캐릭터를 만들어내기도 했고...

거의 사상범이 되어버린 스테인

 


지옥의 토도로키家

 토도로키 쇼토라는 캐릭터는 음...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캐릭터다. 작품 처음보는 오타쿠분들은 쇼토의 능력보면 밸런스패치 우려로 일단 기겁하고 시작할 것이다.

 작가는 그에게 능력에 걸맞는 어마어마한 가정사와 탄생비화를 집어넣어 놨다. 그리고 의아할 정도로 오랜기간 아주 애매한 상태를 지속해놨는데.... 이게 결국엔 성공에 눈이 멀은 가부장적인 아버지에 대한 용서와 미화가 될까봐 시즌 5개를 보면서 끙끙 앓고 쇼토를 좋아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시즌 5에서 시나리오 2개를 들여서 이 가족사에 해결이란 없다는 진단을 내리는걸 보고 작가를 아주 재평가했었다. '와 그래 이런게 2020년에 나올 스토리지...'하고 말이다. 별점 별하나는 추가할만 했던 만족감이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바로 다음 시즌6에서 이 토도로키家 설정을 끝까지 붙들고 있던 작가의 진짜 의도가 있었다는 게 밝혀지는데.....어...음....이게 작품 전체에서는 하이라이트지만...... 개인적으로 만족했던 위 요소는 묵살내어버렸다. 보시면 이해하실 텐데(스포는 이만), 소년만화는 소년만화인걸로 하고 작가에 대한 재평가는 철회한다.


+ 미도리야네도 감정이입....

 사실 미도리야 사정도 덜하지 않다. 주인공이라 애가 대가리 꽃밭이라 그렇지, 좀만 정신챙겨보면 대체 애 아빠 출장가서 모하냐는 의문이 안들 수가 없다. (이러다 나중에 나올까 겁난다ㅎ) 아무래도 스토리 몰입을 위해 아버지 존재를 의도적으로 지운 건지 뭔지....
 홀로 나오는 미도리야의 어머니는 그냥 소시민으로서 감정이입 많이 가는 일관된 캐릭터다. 가족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면 자체는 확실하다. 이게 의지치를 꺾는 합리화로 이어지는게 안타깝지만.... 

 그녀의 제일 큰 잘못는 아예 만화 1화에서 박고 시작해버렸다. 미안하다는 사과가 사람에게 큰 상처와 트라우마가 될 수 있는 걸 찝어줬던 저 장면이 내가 '오오....'하면서 이 작품에 빠져든 시작점이었다. 공포스럽게 보이는 미도리야 표정 보면서 감정이입 심했는데, 그에 비하면 나중에 어머니의 사과는 일순에 약하게 얼버부리듯이 끝나서...... 소망컨데 완결 전에 미도리야가 엄마한테서 저거에 대한 좀 더 진정한 사과를 받아냈으면 좋겠다.
 


비판

 1) 빻음과의 전쟁

 많은 친구들이 일본만화를 손털은 이유고, 부정하기도 힘들다. 그보다 더한 감동도 있으니 참고 보라고 추천할 수 밖에...
미네타 소노루 필두의 오만가지 성희롱 발상도 일단 다른 인물들이 범죄라고 경멸하니 참작해드리겠다...
이외에도 본업을 잊고 인기 연예인 역할에 취한 히어로 군상 묘사에 굳이 여성 히어로들만 나온거라든가... 뭐 등등이다.

 2) 학폭 미화

 슬프지만, 내 최애 바쿠고는 '자기우월감과 본능적인 자격지심에 유년기에 주인공을 폭행하고 이지매시킨 학폭가해자'다...(근데 그 집착의 정도가 비정상적으로 심해서 암만봐도 저건..... 웁웁.....) 주인공 옆에서 버젓이 돌아다니는 가해자가 누군가에겐 트리거가 될만하고, 장기간의 스토리성을 기다려주는게 요새 트렌드도 아니니...... 작품 추천하는 입장에서 경고를 남겨두기로 한다.
 바쿠고의 뒤늦은 반성기는 아주 서서히 진행되며, 그냥 작품의 스토리 전체와 맥을 함께한다. 아주 오래걸린만큼 시즌6까지 와서는 눈물 괄괄 쏟게 만드는 연출을 만들어내며 종지부를 냈다. 작품 계획 때부터 이런 장기간의 헷징을 생각했지는 모르겠지만, 더할나위없이 작품성에 추가할 요소가 되긴 했다.

바쿠고 라이징 29권 표지.....하....

 3) 결국은 주인공은 주인공.... (주인공 몰빵) 

 인물들을 챙긴다고 챙기지만 결국엔 주인공의 고독한 싸움이 되는 왕도물 소년만화의 한계는 분명하다. 주인공이 왜 달리 주인공이겠는가. 다만, 청출어람이 장르 특성상 아무리 당연하더라도... 왕년업계 1위였던 올마이트에 비해 너무 현란하고 다양해지는 주인공 능력치에는 띠용해지긴 했다.... 밸패는 참 영원한 게임과 만화의 숙제인가보다.

 


[최애]   바쿠고 카츠키

 주인공의 친구이자 라이벌인 캐릭터가 원래 좀 인기가 있다. 사스케나, 카게야마나, 베지터나... 뭐 수도 없다. 바쿠고 역시 본질은 같은 계열이다. 무려 유치원 시절부터 그냥 주인공과 인생을 함께하며 붙어먹었는데 말다했다....상술한 무지막지한 비판거리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는 여전히 인기 1위 캐릭터란다.(응 그럴만 해 내 새끼ㅎㅎ)
 사실 나도 다혈질 싫고, 자격지심 부리는 놈 싫고, 비협조적인 마이웨이 싫고, 얘 첫 히어로 코스튬은 보기도 싫었다....
근데.....근데....

 나 진짜 변태같은거 아는데......자기가 무시하던 애한테 자존심 짓밟히고 질질짜는 거 진짜 짜릿하다.... 이거 보고 뻑가서 맹목적인 최애가 됐다. 저거 이 후에도 가해자는 가해자대로 자격지심 제대로 터지고도 끝까지 츤데레질하고, 피해자는 지가 우위에 올라서도 헤어나질 못하고 기이하게 집착한다....심지어 유일하게 비밀을 아는 조력자로 의지한다...... 와나 진짜 어떻게 이런 관계성과 캐릭터를 만드는지....ㅠㅜ

 
나 원래 마초같은 거 싫어하는 데, 넌 울 줄 아는 남자니까 개멋있는 거야 캇짱..... 유아독존 재수없지만, 성실하고...  다혈질에 소리 버럭 질러대지만, 속내는 사려깊게 행동하고... 암튼 그렇다....
사랑한다 바쿠고ㅎㅎ 너 나쁜 놈인거 천지가 다아니까 ㅎㅎ 이즈쿠한테 더더더 잘하자.......캇데쿠 만세ㅠㅜ
 


[차애]   호크스


 초반부터 꽂혀버린 바쿠고에 대한 애정으로 봐오다가, 투톱가는 애정캐가 뒤에 자연스럽게 추가됐다.
호크스의 첫 등장은 아무래도 속내 알기 힘든, 비릿한 날티나는 비호감이었는데, 이 친구 볼수록 일품이다. 아무래도 넘버 2에 오르는 만큼 세계관 내에서 능력 간지는 확실하고, 성격이나 대사나 멋지고 냉철하면서도 자유로운 영혼의 프로 면모를 많이 보여주는 캐릭터라...... 마이웨이 찐 히어로다....

 
히로아카가 확실히 공들인 캐릭터에는 결핍성 잘 붙여두고 사연을 잘 만들어놔서.... ㅠㅜ 우리 호크스도 관계성 끝장나고 한 집착하신다... 후우 시즌6까지 꼭  보시길....

수염자국 떔에 아재같았는데, 존잘 20대 초반이다...

 


 총평 

 히로아카의 가장 중요했던 감상 포인트는 클리셰를 부수면서 왕도물도 나름 진화하는 면모들을 보여주는 것과,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캐릭터 설정과 관계성이다. 스토리 작품성이 인생에서 본 소년만화들 중 2위라고... 모두에게 추천드리고 싶다.(1위 원피스는 부디 내려오지 않기를 바라고......)  
 
 고로... 다들 히로아카 보세요...... 바쿠고 많이 사랑해주세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