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트럼프 (Trump, 2012~2022, 이채은) 후기
('23년 5월9일부로 유료화된다 한다. 일주일동안 달릴 분들 많을려나...)
트럼프
사형 위기에 직면한 수배범 아버지와 세상 누구보다 존경하는 단장님 사이,소년의 갈등이 시작된다. <트럼프> 시즌4!
comic.naver.com
사랑 했.던. 최고의 웹툰이.었.다.
우리 단장님 막바지에 이래보내서 비통함만 기억남지만...
그래도 섬세하게 얽힌 상이한 관계와 감성, 그리고 이에 대한 충분한 서술들을
다른데서 다시 볼 수 있을거란 기대는 들지 않는다.
This is for...
#유려한작화 #잔잔한감성판타지 #초월자의고충 #작가만의관념과철학 #독자적세계관판타지 #네이버웹툰 #초능력/고유능력활용 #금손작가 #용두사미
+ 포인트
+ 최고의 작화
+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그 사이 섬세하게 얽힌 관계성과 감성에 대한 묘사
+ 영원, 소망 등의 관념에 대한 역발상과 이 발상을 큰 스토리로 만드는 막대한 전개
- 포인트
- 막판 용두사미로 네웹판 왕자의게임으로 등극
- 장점이라 한 디테일한 전개와 묘사방식이 누군가에겐 non-easy reading 요소.
일러스트 급의 최상의 작화
진짜 예쁘다. 작가님이 안예쁜건 못그리시는게 분명하다. 후기쓰느라 1화 돌아가보니 10년간 그림체도 바뀐건 분명한데 3부 이후의 선이 날카로운 그림체나, 초기의 면에 색감이 공들여진 그림체나 다 예쁘기 그지없다.
남여캐 구분없이 다 극상이었다. 그 중에서도 내취향 독보적인 건 단장님이랑 세니카.
웹툰 특유의 스크롤포맷을 잘활용한 컷들이 종종 나온다. 위아래로 긴 샷은 물론, 좌우로 길게나올 장면도 스크롤로 볼 수 있게 90도 회전해서 들어가있는데 이게 또 맛이 살고 극상이다. 마법 이펙트나 이런 것도 아낌없이 화려하게 주셔서 언제나 눈호강용으로 아껴놨다가 봤다. 장르가 개인적으로는 액션물은 못되기에 뭐 타격감이나 동적묘사 쪽은 화려함은 아니지만...예쁜건 마법이다 마법...
다만, 이것도 웹툰 포맷 특성이라 할텐데.. 확실히 한 화면에 끽해야 두컷만 볼 수 있는 형식이다보니, 내용 이해는 물론 개그 이해를 위해서라도 되돌아가 다시보는 일이 매우 많다. 후술하겠지만 물 흐르듯이 이지리딩으로 볼만한 작품은 아니기에 다른웹툰에선 간과했던 이 단점('컷'만 있지 '페이지'가 없다)이 본격적으로 느껴진 것 같다.
어렵게 얽힌 관계성과 각자의 최선을 달리는 캐릭터들
관계성 먼저 나열해보면.... 도망자 아버지와 홀로 남겨진 아들, 초보 양아버지가 돼버린 아빠의 친구, 지혼자만 꿍꿍이 속 끌어안고 있는 사법부의 대가리, 상호의존, 기억상실, 권위에 대한 집착, 이중인격.... 쓰고나니 아주 가지가지....
개인적으로 컨텐츠 볼때 작가의 감정 상상력을 보고 엄청 만족하는 편인데, 트럼프도 그 점에서 너무 좋아하던 작품이다.
특히 주인공인 히아센에게서 섬세한 감정묘사를 많이 보았고 너무 좋았다. 전반적으로 란에 대한 스스로 주체못하는 반응들이 그렇고.... 정점은 역시 시즌2의 LA LUNE, 편애에 관한 에피소드가 같은 장르의 다른작품에선 보기힘든 문제제기와 해결방식이었다고 본다.
그외에도 다른 많은 인물들의 사고방식의 상상력들이 좋았는데, 전체 스토리의 핵심이 된 두가지 포인트는 '영원'과 '소망'. 이 두가지가 과연 긍정적인 게 맞냐는 작가님의 역발상이 작품의 근간이라 생각된다. 거기에서 빚어진 해석들은 앞으로도 나름 마음에 품고 살 것 같다.
그리고 온전한 악역을 두기보다는 정답은 아니어도그냥 각자들의 사고방식과 배경들 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캐릭터들이 그려진다... 평면적인 스토리가 되지않게 다채로운 캐릭터들로 가득채워 넣었다.
나에게는 극호의 포인트지만, 슬프게도 바로 이 점이 작품의 호불호가 갈리는 포인트이기도 한거 같다. 절대적으로 묘사를 위한 '대사량이 많은 것'. 일반적인 소년판타지 만화들보다 진행이 잔잔하고 더디다. 더불어 단박에 이해하기 쉬운 감정선들이 아니기에 집중살짝잃으면 스크롤 오르락내리락하게되는 스팟들도 있다. 때문에 주변에 완주행한 사람이 나밖에 없었다. 영업해보아도 잔잔한 감성판타지 수요를 찾기 쉽진 않더라....
이런 점 개의치않고 대사 하나씩 곱씹으며 볼수있는 감성물을 원하는 분들께 추천을 드린다
분노의 용두사미
그렇게 정성스러운 감정고조를 챙겨가던 스토리는 시즌4 '걸음'에서 세니카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이야기할 때 정점을 찍는다. 거진 10년 만에 오랜 과거를 그리는 게 쉬운 마음은 아니라는 작가님 한마디도 참 기억에 남는데, 그간 새어나오는 단서를 흘리면서 품고 왔던 진상들이 마치 극장판보듯이 생생하게 나오는 정말 작품 절정지점이다.
그.리.고....그리고..... 그걸로 끝이었다 세상에... 하.... ㅜㅠ
딱 그 이후로 스토리가 어떻게든 마무리시키려는 급전개로 돌아서서 유치뽕짝이 되어버렸다. 사건들의 파란을 곱씹을 겨를도 없이 치고받고 시나리오가 소비된다. 개연성이나 의도 부여도 노력을 팍 줄이고 그냥 틱 나와고... 툭 나오고... 이건 얘... 요때는 쟤.....툭툭툭 결과만 보이는 옛날 전자사전의 오셀로게임보는 느낌.....
작화 장면들도 돌려쓰는 것만 같고, 분명 하이라이트 액션이 끼는데 전투 전개도 이전의 지옥불전이나 프누르전만 못하다. 거기다가 오버액션 개그라던가, 밸패 우려되는 신캐 투입이라던가, 갑자기 스스로 스킬 설명하면서 주거니 받거니 하는 흔한 이능력배틀물로 전락해버렸다....
ㄹㅇ 카신이 글자그대로 돈지랄을 시전하던 장면이랑, 단장이 (본인 존재성 자체가 얽혀 혐오감을 유지하던...) 뭉치한테 아무렇지 않게 정찰시키는 거에서 진짜 좀 깼...(갑자기 말잘듣는 유령 애완동물 같은거로 바뀜...진짜 너무깼다..) 울컥 화가 나서 손떨렸던 기억이 난다.....ㅠㅜ지옥불 아이 세례만해도... 분명 스타일상 공들여서 식 묘사라도 해주셨을 법도한데 미뤄둔 떡밥 숙제해결처럼 툭던지고 끝나버리고.....
진짜 드라마 왕좌의게임에 비유할만하다...
사실 필자는 정작 왕좌의게임도 ... '아 그래...뭐 원작 마무리 그미도 없는데 얼케 끝내려다 절케튀려니....'했었다.... 글고 '뭐 창작물인데 창작자 마음인데 어쩌겠어'하고 초연해했었는데......
트럼프는 진짜 애정이 컸었나보다. 분노에 바들바들했다. (당연하지, 10년동안 몰아보기할 때마다 5번은 정주행한건데....ㅜㅠ ) 내가 좋아했던 면들이 사라지고 어떻게든 급결말로 몰고 가는게 보이니까.....
그나마 그래도 지이인짜 마지막에는 쪼금 돌아오긴해서 다행......
..... 이렇게 후기로도 볼맨소리해보고싶었다ㅠㅜ.... 그래봤자 아쉽지만 작가님 너무 고생많으셨다가 결론이지만ㅠㅜ 수 년을 한 스토리를 붙잡고 종지부를 찍는게 진짜 각고의 인내와 노력이라는 건 뭐 어릴 때 공책에 소설 끄적여 본 사람은 어럼풋이 알거다 ..... (그래 진짜 미완으로 공중부양 중인 애들 생각해봐 비뢰도 눈물... 울컥, 헌터×헌터 콧물....쿨쩍)
그래도 아쉬움이 너무 크다. 이젠 명작이라고 누구에게 추천할 자신이 없다. 그게 너무 슬프다.
최애 : 단장님, 수장님, 쥬우비
주인공이 히아센과 단장 둘이라 볼 것인데... 히아센과 주변 인물들이 메인이니 거기에 울고 웃다가도 최애축에는 이들은 없네.....이것도 막판에 정떨어져서도 좀 있는거 같기도...
아마 모든 독자의 최애일 우리 단장님... 얼굴이 그냥 최고존엄...하...
글고 초반에 그 머리속이 뭘로 굴러가는지 알 수 가 없으니, 아리송송말만 해대서 정주행 5번의 원흉이 된 우리의 신비남..... 연민과 공경을 동시에 소환하는 캐릭터다 진짜.
사실 두 주인공 중에.. 아마 3번째 정주행까지는 단장님 별로 안좋아했던 거 같다. 이게 뒤집어진건 과거가 다 드러나면서 였다......넘 찡하고 애틋해서 ㅠㅜ 결말이 꼭 그가 원하는 대로 됐으면 했다. 아쉬움이 많지만 그래도 아주 마지막 마무리는 좀 돌아와서 다행.
그리고 우리 명트 수장님.. 반 헤 벤젤
이 아저씨도 속 알 수 없는 게 매력이다...... 사실 비판거리 따질게 많은 캐릭이기도 한데, 생각보다 빠릿한 도움도 안됐고... 초반부터 언급됐던 존재감보다는 명트가 너무 물조직이었어서....
그래도 그냥 대면으로 나오지 않고 뒤에서라도 자기 딴의 정의로 움직이는 조력자 역할, 그리고 초연한 사관역할을 좋아하는 편이라 그저 애정하는 캐릭이다. 간간히 개그로 어이터지고... 그.... 실눈캐의 맛을 처음 안거 같다...(이치마루 긴은 별로 안좋아했는데 뭔가 이젠 그 취향 알 것같아....)
그리고 쥬우비...... 쥬우비도 살짝 수장이랑 포지셔닝은 비슷한데 그거보단 살짝 액티브한 축이고,
캐릭터 아주 확실해서 마음에 드는 캐릭터다. 뒷공작 만능인 포지션이랄까. 이런 지능캐들이 보통 최애인 적은 없던거 같은데, 육성터졌던 개그포인트들이 쥬우비 대사가 많았어서 넘 좋아한다.....글고 확실하게 자기 편들만 편애해서 돕는 기질도 너무 좋았다. 아 그리고 란이 혈혈단신 외로워서 길이 안보일 때 딱 등장해서 도와주니 너무너무너무 좋은 등장이라 반한것도있고.... 이후로도 동행하는 너무 기특한 캐릭터
(첨언) 못다 챙겨 아쉬운 요소들....
- 세계관 : 신의 세계가 컨셉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그냥 판타지와 뭐가 다른지 차별화가 아쉽다. 인간계(마르니카르타)와 신계 사이 시간차가 있다는 중요한 컨셉도 있었는데 이게 중요하게 활용된 것도 못본것같고... 그냥 '나이가 몇백살이여도 늙은이가 없는 세계'로서만 기능한거로만 느껴진달까. 물론 젊고 잘생긴 아빠와 아들이 함께 있는 샷 대환영이었지만, 아쉬움이 남긴 한다.
- 노리 : 아빠친구 3인방 중 제일 무난한 사람 구실하던 노리 원수님... 능력도 활약도 못보고 끝까지 행정업무만 하시다 잊혀지셨다...
결론은 암튼 진짜 사랑했다 트럼프... 추천드린다.
진짜 시즌4 '걸음'까지는 다들 봤으면.... 이 아름답고 감미로운걸 모른다는 건 인류의 손실이다....
그 이후는 선택에 맡기는 걸로.... 왕좌의게임도 시즌 8만 안보고 하차한분들이 절반이잖아? 딱 그런걸로.....
작가님 10년동안 고생많으셨습니다..... 힘드셨을텐데 그래도 끝까지 완결내주신거 박수ㅠㅜㅜ....